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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감정원 "서울 10% 상승" 민간선 "30%"…집값 누구 말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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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값 통계 극과 극 ◆

매일경제

지난달 한 방송사 토론 프로그램에서 집값 상승률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뜨거웠다. 토론자였던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감정원 통계를 인용해 "서울 집값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40% 올랐다"고 주장하자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실제 서울 집값 상승률은 10% 정도"라며 맞선 것이다.

이날 김 의원은 올해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7억9921만원으로 2년 전인 2017년 5월 5억7028만원보다 2억원 넘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 차관은 2017년 말 조사 대상 아파트 표본이 5년 만에 전면 재설계됐고, 또 매년 초 주택 신축·멸실 등에 따른 표본 보정이 되기 때문에 두 시점 평균 매매가가 급변한 것처럼 보일 뿐 '집값이 40% 상승했다'는 것은 왜곡이라고 맞받아쳤다. 감정원 평균 매매가는 표본 전체 매매가의 산술평균치로, 일정 지역 집값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일 뿐 시계열로 비교하는 기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작년 한 해에만 수억 원씩 껑충 뛴 서울 아파트값이 10%만 올랐다는 주장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시청자가 많았다.

감정원과 민간 부동산정보 제공 업체들이 편차가 너무 큰 통계를 내놔 혼란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공기업인 감정원 기준으로 10.3% 올랐지만 부동산114 기준으로는 30.7% 올라 무려 2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였다. 특정 기간엔 추이 자체가 반대로 나타나기도 한다.

박근혜 정부 4년(2013년 2월~2017년 5월)과 문재인 정부 2년(2017년 5월~2019년 4월)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보면 감정원은 박근혜 정부 4년간 13.2%, 문재인 정부 2년간 10.3%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부동산114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박근혜 정부 4년간 20%, 문재인 정부 2년간 30.7% 각각 올랐다고 밝혔고, KB부동산도 각각 10.4%, 18.4% 상승했다는 지수를 내놨다. 감정원만 "문재인 정부 때가 박근혜 정부 때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덜 올랐다"고 말하는 셈이다.

[박인혜 기자 / 전범주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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