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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뉴있저] "눈 대신 가슴으로"...국내 첫 시각장애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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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 이재서 / 총신대학교 총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시각장애를 딛고 대학 총장이 되신 분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첫 사례인데요. 지난 25일 총신대 총장에 취임한 이재서 총장의 스토리입니다.

[앵커]

역경과 고난을 딛고 오늘에 이른 이재서 총장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총장님, 어서 오십시오.

[앵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반갑습니다.

[앵커]

시간이 많지 않아서 본론으로 들어가야 될 것 같습니다. 20년간 총신대 교수로 계시고 사실 정년퇴직하셨던 건데 다시 어려운 시절에 총장으로서 내가 직무를 감당을 해야겠다고 나서신 어떤 이유나 계기는 어떤 것이었습니까?

[인터뷰]

제가 25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25년 동안 하고 나서 지난 2월에 정년퇴임을 했었는데 아시는 대로 저희 학교가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었고요. 그래서 작년 연말 12월부터 총장을 새로 뽑는 그런 프로세스에 들어가게 됐는데 저도 주변 동료 교수님들의 권유로 한번 지원을 하게 됐었습니다.

[앵커]

동료 교수님들이 정년퇴직하고 물러나신 분한테 찾아가서 권유한 아마 이유가 있겠죠?

[인터뷰]

물론 아실 사람이죠. 아직은 물러나기 전인데. 처음에는 동료 교수가 몇 분 오셔서 얘기를 할 때 저를 놀리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아니, 어떻게 교수님, 저보고 총장을 하라고 하십니까 했더니 아무리 봐도 제가 제일 낫겠다는 거예요, 그분 말씀이. 이러면서 권유를 아주 여러 차례 강력하게 했고. 거기에다가 일부 학생들도 저를 찾아와서 이 상황에서 교수님께서 하시는 게 가장 적절하게 보인다고 자기들 생각으로는, 그런 권유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만약에 내가 총장이 된다면 못 할 것도 없겠다.

또 누구 못지않게 잘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다가 작년 12월 초에 최종적으로 결심을 하고 지원을 했는데. 이제 지원할 때만 해도 한번 나가보는 것이지 그렇게 되리라고는 기대를 못했었는데 여러 과정을 거쳐오면서 결국은 저희가 4번을 투표했는데요. 총장추천위원회에서. 4번마다 다 1등으로 제가 계속 당선이 됐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마지막으로 저는 4월 13일날 최종적으로 2명 중 1명으로 역시 만장일치로 제가 당선돼서 너무나 기뻤고 놀라웠고 또 스스로 생각해 봐도 이건 기적이라고밖에 생각이 되지가 않았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만장일치로 통과되기가 사실 쉽지가 않고 사실 학내에서 이해관계가 다양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셨길래 이런 신뢰를 구축을 하셨던 건지, 비결이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인터뷰]

그러니까 제가 참 놀라웠고요. 그래서 제가 25년 동안 봉직하면서 학생들이랄지 동료 교수들이랄지 직원들, 이런저런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고. 그런데 이번에 제가 느낀 거는 스스로 교만스러운 얘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비교적 잘 해 왔나 보다, 잘 살아왔나 보다. 교수 역할을 잘 해 왔나 보다, 그런 생각을 살짝 가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주로 이제 저를 지지하고 되기를 원했던 분들이 학교 구성원들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그것이 가장 큰 힘이 돼서 제가 최종 결정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앵커]

교수들이 찾아가고 또 학생 대표들이 찾아가서 총장을 맡아주십시오 했다면 아마 그렇겠죠. 그런데 총장님, 몇 가지 전설을 갖고 계신데. 맨 처음에 총신대에 학생으로서 입학원서 내실 때 입학원서를 안 받아줬죠?

[인터뷰]

네, 그랬습니다.

[앵커]

그 앞에 서서 농성하시다시피 하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인터뷰]

1977년도, 70년도는 지금보다는 훨씬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열악했을 때인데. 일반 대학에서는 많이 그런 사례들이 당시만 해도 언론을 타서 참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었는데. 신학대학은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신학대학도 그래서 굉장히 실망스럽고요. 제가 오전 10시에 가서 오후 마감 시간 5시까지 그 앞에 그 방 안에 계속 있으면서 말하자면 요청을, 간청을 했던 것인데. 어떤 분들이 그거를 1인 시위라고 말씀을 하는데 그러고 보면 아마 1인 시위처럼 보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간에 제 생각은 그때 학교에서의 우려는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어려운 신학을 공부할까, 어려운 학문을 할 것인가에 대한 잘 모르기 때문에 가졌던 오류이고. 결국은 공부를 못 따라갈 거라고 하는 염려가 저에게 강하게 그분들이 하는 말로 제가 들었기 때문에 아마 그것이 하나의 뭐라고 해야 될까. 하여튼 예방주사처럼 그런 절차가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 들어와서 정말로 이를 악 물고 내가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그런 우려를 불식시켜야 된다, 그런 결심이 오히려 강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저에게는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전화위복이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성적 나쁘면 자퇴하겠다고 큰소리 한번 치셨다면서요?

[인터뷰]

큰소리까지는 아니고요. 학교에서 요청을 했습니다. 저한테 약속하라고 한 것이 뭐냐면 학교 공부를 못 따라해서 어떤 조처를 취해도 두 말 없이 그냥 거기에 응해야 된다. 그 말은 퇴학을 경우에 따라 시켜도 두말 없이 나가라, 그것을 구두로 약속하면 받겠다. 그래서 제가 참 젊은 마음으로 자존심도 상하고 마음도 아프고 눈물도 났지만 제가 꾹 참고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약속을 했었고요. 그래서 접수가 됐습니다.

[앵커]

학생 시절에 밀알선교회를 조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인터뷰]

장애인을 위한 봉사단체입니다.

[앵커]

세계적인 자원봉사단체로 성장했습니다. 뿌듯하실 것 같아요.

[인터뷰]

제가 그렇게 울면서 들어갔던 총신대학 3학년 때 바로 한국밀알선교단.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과 관련된 복지서비스를 하는 그런 봉사단체인데 그거를 그 대학 3학년 때 창립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올해가 40주년인데 그게 많이 커서 지금은 세계적인 기구로 성장이 돼서 21개국, 100곳이 넘는 현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 질문을 좀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최근에 한기총 사태 때문에 한국교회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걱정을 많이 합니다. 특히 개신교 최대 교단인 합동 측의 장로교 신학대학을 맡고 계시니까 사회 참여 또 정치와 사회, 이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참 궁금합니다.

[인터뷰]

저도 최근에 한기총 회장 되는 분의 발언을 듣고 참 놀랐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그 소식을 들은 분들이 모든 크리스찬들이 그럴 거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이 됩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극히 제한된 몇 분들의 생각 같기도 하고요. 또 그분을 가리켜서 보수라는 말을 쓰지만 저는 그거를 보수로 보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지나친 왜곡된 생각이지. 실제로 건전한 보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고.

저는 기독교인이 사회를 위한 무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데 그거는 그렇게 앞장서서 정치에 참여하는 그런 형식의 정치 참여가 아니라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주어진 본능적인 사회적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은 성경이 말하는 참진리를 세상을 향해서 그대로 가르쳐주는 것이고요. 또 한 가지는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강도 만나 쓰러지는 사람을 일으켜서 상처를 싸매주는 그런 사회봉사, 사랑 실천의 책임이 굉장히 무겁게 우리들에게는 주어져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크리스찬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약자에 대한 섬김,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봉사. 그리고 기독교의 참진리를 가지고 바른 생각으로 사회로 살아가는 그런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재서 총장님, 뒤에게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학교도 개혁해 주시고 사회를 위해서 훌륭한 목소리도 많이 내주십시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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