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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앓는 美 반도체 업체들 “화웨이 잡으려다 우리가 더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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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퀄컴 등 제재 완화 촉구

화웨이 작년 美 부품 대거 구입

美기업들, ‘큰손’ 잃을까 전전긍긍… “보안 무관 기술은 제재 열외” 주장

애플은 트럼프와 관세 집중 논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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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를 돕자는 것이 아니라 미국 기업들의 피해를 막자는 것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미국 기업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1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화웨이에 반도체 등을 공급해온 미국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미국 정부에 반(反)화웨이 조치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텔과 자일링스 등 미국의 반도체 업체 최고 경영진들은 지난달 말 미 상무부와의 회동에서 화웨이와의 거래금지 조치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퀄컴도 같은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 상무부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회사인 중국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승인 없이는 미국 기업으로부터 부품 등을 구입하지 못하게 하는 ‘기업 리스트(Entity List)’에 올렸고 이후 화웨이와의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문제는 화웨이가 미 반도체 제조사들의 ‘큰손’이라는 점이다. 로이터는 지난해 화웨이가 전 세계에서 사들인 반도체 부품 약 700억 달러(약 83조3000억 원) 가운데 110억 달러가 퀄컴과 인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미국 기업들의 제품이었다고 보도했다. 브로드컴의 경우 거래제한 여파로 올해 매출 전망을 당초 발표했던 245억 달러에서 225억 달러로 20억 달러 하향 조정했을 정도다.

이 업체들은 반도체 부품이 들어가는 화웨이의 스마트폰과 컴퓨터 서버 등은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처럼 보안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반도체공업협회(SIA)도 기업들을 대신해 정부에 제재조치로 인한 우려 등을 전달했다. 지미 굿리치 SIA 글로벌 정책 담당 부회장은 “국가 안보와 관련 없는 기술의 경우 제재의 범위에 속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애플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두 사람의 단독 면담에서는 애플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로이터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일상적으로 기업들이 제기하는 규제 관련 요구사항에 대응하지만, 기업들의 이번 대응이 화웨이 제재 완화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13일 백악관에서 열린 노동력정책자문위원회에 참석한 쿡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별도 면담이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결렬될 경우 중국 수입품에 대해 3000억 달러의 추가 관세 인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대만의 폭스콘은 타이위안(太原)과 정저우(鄭州), 청두(成都) 등 중국 내에 주력 공장을 가지고 있다. 미 정부의 추가 관세 인상이 실행될 경우 미국 소비자들은 ‘중국산 아이폰’을 더 비싸게 사야 한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