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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카톡 영수증으로 비용 절감?"... 카드업계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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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용카드 전자 영수증 발급을 허용했지만, 카드업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카카오톡(카톡)을 이용한 전자 영수증의 경우 발급 비용이 종이 영수증과 큰 차이가 없다. 또 전자 영수증의 경우 일부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할 수도 있어 소비자의 반발도 예상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부가가치세법에서는 영수증의 발급형태에 대해 별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신용카드 매출전표 등을 전자적으로 발급·교부한 경우에는 종이 영수증을 출력하지 않거나 출력 후 교부하지 않더라도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조선비즈

조선DB



현행 부가가치세법과 그 시행령에는 영수증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종이 영수증 발급을 원칙으로 유지했었다. 기재부는 카드 종이영수증 발급제도 개선과 관련해 관계부처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곧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에 ‘전자 영수증을 발급할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할 계획이다.

정부는 전자 영수증 발급이 정착되면 종이 영수증 발급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 카드사들은 카톡을 이용한 전자 영수증 발급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비용 절감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발급된 카드결제 종이 영수증은 128억건이며, 발급비용은 590억원에 달한다. 인건비나 통신료 등 가맹점에서 나가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발급 비용은 더 늘어난다.

전자 영수증의 발급 비용은 종이 영수증과 큰 차이가 없다. 종이영수증 발급은 한장에 약 7원, 전자 영수증은 약 6원의 비용을 카드사가 부담한다. 종이 영수증이 전부 사라져도 줄어드는 비용은 건당 1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부나 기업들이 결제 증빙용으로 종이 영수증만 인정하고 있어 종이 영수증이 아예 없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의 카드 사용 내역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를 카톡으로 대체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며 "그러나 카톡 영수증과 종이 영수증 발급 비용은 큰 차이가 없다. 종이 자원 절약 효과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또다른 문제는 카톡 전자영수증을 발급할 때 일부 비용을 고객이 부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이 카톡으로 영수증을 받으면 데이터가 차감돼 비용이 발생한다. 무제한 통신 요금제를 사용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월 500메가바이트(MB) 등 저가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은 데이터료를 부담하게 된다.

서울YMCA는 알림톡 1건의 크기를 약 50킬로바이트(KB)로 볼 때, 건당 통신비가 1.25~25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카드업계는 소액이라도 고객에게 비용을 전가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종이 영수증을 발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자사 앱의 푸시(알림) 기능으로 카드 영수증을 전송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카드사 앱은 카톡과 같이 보편화되지 않아 고객들에게 앱 설치를 권장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따른 시스템 개발비용과 홍보비도 추가로 소요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 영수증을 받지 않은 문화가 보편화된 것은 고객들이 문자메시지로 카드 사용내역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카톡이나 앱으로 영수증을 발급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이중으로 카드 사용내역을 받아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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