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노사 간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됐다. '동결'을 주장하는 경영계와 이를 견제하며 '2020년 1만원'을 고수하는 노동계의 첨예한 신경전은 심의 첫날부터 현실화 됐다.
노사는 최저임금 시급을 209시간을 기준으로 월 환산액을 병기하는 첫번째 안건을 놓고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채 다음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노사가 각각 제시하는 최저임금 최초안은 25일 나올 전망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3차례 공청회, 6차례 현장방문 이후 첫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쟁점은 최저임금 공표시 시급과 월 환산액을 병기할지, 아니면 시급만 표기할지 였다. 통상 최저임금위원회가 정하는 최저임금은 시급이 기준이지만, 월급으로도 환산해 함께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5년 사용자위원인 한국경영자총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월급 병기를 합의하고, 시행한 사항이다.
월 환산액은 시급에 노동시간 주40시간씩 월 174시간에 주휴시간을 더해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삼는다.
예를 들어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8350원이다. 이를 월급으로 환산할 때 주 40시간 기준으로 '유급 주휴'를 포함, 월 209시간을 곱하면 월 174만 5150원을 최저임금으로 계산하는 식이다.
이에 대해 전일 소상공인연합회는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에서 주휴시간을 사실상 소정근로시간을 간주해 계사한 월 환산액을 표기에 삭제할 것을 정부에 공식 권고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예년과 같은 '월급 병기' 의무화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노사는 본격적인 협상에 앞선 모두발언부터 '한치의 양보도 없는 신경전'을 벌었다.
포문은 경영계가 열었다. 경영계 입장은 전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동결 목소리를 냈듯 업종별과 규모별 차등적용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태희 사용자위원(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지난 2년간 30% 가까운 최저임금 인상을 감내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이제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노동자위원, 공익위원이 소상공인의 절박한 상황을 살펴달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위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도 전에 국회와 정부에서 '속도조절론'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강력 경고했다.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독립기구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먼저 제시한 것이다.
이주호 노동자위원(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실장)은 "최저임금위가 심의 중인 상황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최소화돼야 한다'고 밝힌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영세자영업자의 지불능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선 등을 통해 경제민주화 실현에 집중하는 것이 기재부의 역할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실장은 이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영장 발부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대신해 모두발언을 했다. 이 실장은 "민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중요한 역할을 하려고 하는데, 대표자를 구속하려는 것이 정부가 민주노총을 사회적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인지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성경 노동자위원(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도 "최저임금이 30% 가까이 올라가면서 일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타격을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모든 탓을 최저임금에 돌리며) 최저임금 때문에 경제가 어려웠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