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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기자수첩]초고령사회 연착륙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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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지난달 일본 실버산업 전시회를 찾기 위해 나고야 중부국제공항에 들어서자 입국심사대 주변을 에워싼 백발의 노인들이 눈에 띄었다. 공항 근로자인 이들은 외국인들이 출입국신고서를 제대로 썼는지 도와주고 있었다. 전체 인구의 28%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 일본의 단면이다.

전시회에서도 '일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노인용 기저귀, 탈취제 등 다양한 제품을 들고 “내가 써봤더니 효과가 확실했다”며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전시제품은 노인들이 당당히 외부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헬스케어 기기가 주를 이뤘다. 전시회 관계자는 “최근 노인들에게 직접 일하는 즐거움을 주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관련 산업도 활기를 띄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 실버 채용 현실을 취재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기업들에게 채용 현황을 문의했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광고판에 시니어 채용을 홍보했던 기억이 나서다. 하지만 현황을 알려주기 힘들다는 답이 돌아왔다. 매년 채용하는 것은 맞지만 증가세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수를 알려주기 어렵다고 했다.

한국의 초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2025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 넘는다. 하지만 한국은 65세까지 의무고용하는 법안을 제정한 일본과 달리 이제야 정년연장을 논의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다. 정년을 연장하면 청년 채용이 줄어들고 가뜩이나 주52시간근무제, 최저임금 인상으로 힘든 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반대 여론은 ‘틀딱’ ‘꼰대’ 등 노인혐오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2015년 개봉한 영화 ‘인턴’에서 70세 인턴 벤(로버트 드니로 분)은 “경험은 결코 늙지 않는다.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 마련과 함께 그들이 젊은 세대에게 ‘짐’이 아닌 상생의 세대란 인식을 심어줄 방안을 함께 고민할 시점이다.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ja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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