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12일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며 피해자 가족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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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제주 전(前)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의 초동 수사를 담당했던 제주경찰 수사팀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 사건의 초동수사를 담당한 제주동부경찰서 경찰관 5명은 지난 20일 경찰 내부 통신망 ‘폴넷’에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수사 관련 입장문’을 올렸다.
수사팀 경찰관은 “우리 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련해 일부 왜곡된 언론보도로 인해 경찰의 명예가 실추됐다. 몇 가지 사실관계에 대하여 말씀드리겠다”며 부실수사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이 글에서 경찰관은 “피의자가 범행동기에 대해 허위진술로 일관하고 있었고, 현장 검증을 하지 않더라도 범죄입증에 필요한 DNA, 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상태에서 현장검증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고 현장검증을 실시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의 현장검증은 ‘야만적인 현대판 조리돌림’이라는 제주동부경찰서 박기남 서장의 결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5일 입장문 내용이 알려지자, 제주지방경찰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도리어 커졌다. 고씨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큰 상황에서 ‘불필요한 현장검증은 야만적인 조리돌림’이라는 내용이 피의자를 보호하려는 듯한 태도로 읽혔기 때문이다.
제주지방경찰청 홈페이지 게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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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제주지방경찰청 홈페이지와 SNS 계정에는 사건 담당 경찰관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 홈페이지 내 ‘칭찬한마디’ 게시판에는 “칭찬한다”는 글 제목과 달리, “조리돌림이 우려돼 현장검증도 안 하고 이렇게 따뜻한 분이 있나”, “인도주의적 배려, 박애주의적 수사력을 칭찬한다”, “밤낮으로 피의자 인권보호하시느라 애쓰신다”, 등 담당 경찰관을 비난하는 내용이 줄을 이었다.
제주지방경찰청 공식 페이스북 내 음주단속 관련 게시물 댓글에서도 “고유정 챙기느라 바쁘실 텐데 음주 단속은 언제 하는지”와 같은 반응이 나왔다.
지난 7일 제주지방경찰청은 페이스북에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관련 피의자나 피의자 가족의 신상정보, 공식 확인되지 않은 범행수법 등을 게시하거나 유포할 경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으니 게시 유포를 삼가시기 바란다”고 당부하면서 반발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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