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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車·부품 고율 관세 철회 시사… 화웨이 압박 동참 주문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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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설문 주요 내용은 / “한·미 양국 호혜적 무역협정” 강조 / 연설 말미 한·미 FTA 성과 설명 / 자동차 부문 별도 지목 “좋은 평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회동에서 대미 투자 확대를 강조한 가운데 한국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폭탄’ 방침을 철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화웨이 제재와 관련해서는 ‘종전’이라기보다는 ‘휴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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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경제인 간담회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 연설 말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자동차 부문을 별도로 지목해 “좋은 평가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오는 11월 멕시코와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 한국 등 5개국에 대한 ‘관세 25%’ 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발 ‘관세 폭탄’은 한국 자동차 업계가 당면한 최대 화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 기업인 특별수행단에서 빠져 미국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의 면담을 택한 장면은 상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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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무부는 지난 2월 수입차·부품이 “국가 안보 위협에 해당한다”는 보고서를 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부과 여부를 결정하려다 11월로 미룬 상황이다.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약 81만대로, 136억달러(15조7000억원)에 이르고 부품 수출도 51억달러(5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여러 분야에서 호혜적 무역협정을 체결해왔다”면서 “한·미동맹은 굳건한 경제 관계를 강화해왔는데 자동차 기업들에 대해서도 이것을 적용할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해 재개정 협상에서 픽업트럭에 대한 미국 내 25% 관세를 2041년까지 20년 더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사상 처음 5만대를 돌파하며 EU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최근 블룸버그는 관세 부과 예정 5개국 가운데 한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FTA 체결국이란 점을 들어 제외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회동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기업을 향해 미국의 중국 화웨이 압박에 동참해줄 것을 주문할 수 있다는 예상이 있었지만 다행히 관련 언급은 없었다. 최근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갈등이 봉합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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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과 미국의 무역협상은 계속 이어왔고 아쉽게도 최종 합의는 못 했지만 오사카 회담을 계기로 협상은 정상 궤도로 복귀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굉장히 강한 인물이고 영리하며, 미국을 굉장히 좋아하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화웨이 불씨가 완전히 꺼진 상황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으나 화웨이 제재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남겨두고 무역협상이 어떻게 가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에는 무역 적자와 기술이전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고, 화웨이 문제는 그 상징이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영·조현일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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