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인 1일(현지 시간)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입법회 청사를 점거한 채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9.7.2 ©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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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홍콩 시위대 수백명이 1일(현지시간) 1997년 중국 반환기념일에 홍콩 입법위원회 건물을 습격해 장악했다. 이들은 그림을 파괴하고 벽면을 낙서로 도배하며 중국에 대해 직접적인 도전을 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홍콩 당국이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의 완전한 철회,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 강경 진압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시위대 중 일부는 도로 표지판을 들고 있었고, 길거리에 널려 있는 철판이나 비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약 1000명이 홍콩 금융 지구의 중심부에 있는 입법회 건물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정부는 폭력사태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이미 모든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작업을 중단했으며 어차피 법안이 내년 7월이면 자동적으로 무효가 된다는 설명이다. 홍콩에서는 법안의 입법회 심의가 2년가량 소요되므로 내년 7월이면 끝나는 현 입법회의 임기상으론 입법 재추진이 어렵다.
이에 대한 시위대의 즉각적인 반응은 없었다. 하지만 일부 시위자들은 저녁 시간이 지나면서 후퇴하는 듯 보였다.
안전모와 마스크를 쓴 학생들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은 철제 카트, 버팀목, 비계 등을 사용해서 입법회의 강화 유리문을 계속 강화했다.
홍콩 입법부는 시위대들에게 즉각 퇴장을 명령하면서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하지만 경찰의 즉각적인 개입은 아직 없었다.
입법부 사무국은 다음 날 업무를 중단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홍콩 정부는 "안전을 위해" 요다음 날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혔다.
헬멧을 쓰고 곤봉을 든 폭동 진압경찰은 이날 저녁 최루탄을 발사했다. 이에 일부 시위자들은 의회 건물 일부를 보강하고 있던 철근을 제거했다. 시위 현장에는 "자유 홍콩“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홍콩의 최고지도자인 람 행정장관은 지난 15일 수십년 만에 최대의 폭력 시위가 발생한 후 범죄인 인도법 개정 작업을 중단했다. 하지만 이 법안을 즉각 폐기하라는 시위자들의 요구는 수용하지 않았다.
범죄인 인도법을 중단한다는 발표가 나오더라도 긴장이 완화할 것인지는 지금 당장은 확실하지 않다.
중국 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람 행정장관은 2012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후 최대의 민중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30년 동안 홍콩에서 일해 온 영국인 변호사 스티브는 "이런 시위에도 불구하고 홍콩 정부가 모른 체하고 있는 것이 정말 걱정스럽다"며 "국민의 의지를 완전한 무시하는 모습이 놀랍다"고 말했다.
범죄인 인도 법안의 반대자들은 공산당이 통제하는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하기 위해 중국 본토로 사람을 보낼 수 있게 되는 범죄인 인도법이 홍콩의 오랜 법치주의를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간섭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많은 홍콩 거주민들에게 범죄인 인도법안은 홍콩에 대한 중국 본토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간주되고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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