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입법회 난입 사태 발생…입법회 임시 폐쇄
서방 국가들, 폭력 경계하라는 메시지 내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일 새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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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홍콩 반환 기념일인 지난 1일(현지시간) 반(反)정부 시위대 수백 명이 홍콩의 국회의사당 격인 입법회 건물을 장악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지만 경찰이 다음날 새벽 이들을 최루탄 등으로 강경 진압해 입법회를 되찾았다.
앞서 입법회 건물에 난입한 시위 참가자들은 책상과 캐비닛 등을 뒤지고 벽에 걸린 역대 행정 수반들의 초상화들을 훼손했다. 실내 벽에는 페인트 스프레이로 "람 정부는 살인정권"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 등의 메시지를 영어·광둥어로 썼다. 이들 대부분은 노란 우산과, 모자와 복면으로 얼굴을 가렸다. 같은 시간 거리에서는 시민 55만명이 쏟아져 나와 평화 행진 시위를 벌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홍콩 정부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경찰의 진압작전이 끝난 2일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폭력 사태를 비난하면서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완전히 다른 두 장면을 봤다. 하나는 평화롭고 이성적인 행진이었고, 다른 한 장면은 가슴 아프고 충격적인, 법을 어기는 한 장면이었다"면서 "홍콩에서 법치주의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고 말했다.
입법회 건물은 이날 폐쇄될 예정이다.
지난 수주 동안 홍콩에서는 홍콩 당국이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을 둘러싸고 시민들의 대대적인 저항이 일어났다. 그동안 반송환법 시위는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으나 이처럼 정부 건물을 습격한 경우는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현재까지 시민들의 저항을 지지했지만 이날처럼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도 나오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위대는) 민주주의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중국 등을 겨냥, "안타깝게도 일부 정부는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양쪽이 폭력 사태를 피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양측의) 대응이 격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제력을 발휘하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입법회를 힘으로 장악한 소수의 사람들이 평화로운 시위를 벌이던 다수의 시위자들을 대표하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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