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했지만 정작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사진)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또 런 회장은 미국의 제재가 중장기적으로 화웨이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미국 부품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미국 기업에 좋은 것"이라며 "우리(화웨이)에게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미국 기업은 화웨이에 부품을 팔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런 회장은 "화웨이는 계속 미국 기업에서 물건을 구매할 용의가 있지만 현재 우리는 우리 일을 제대로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완화 발언이 미국 정부의 거래제한기업(블랙리스트) 해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런 회장이 예상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은 화웨이와 계열사 68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부품 수출 제한 조치를 발동한 바 있다.

런 회장은 최근 중국 증권시보와 인터뷰하면서 "미국이 화웨이를 적대시하는 새로운 시대 환경을 맞아 미국 부품 의존도를 낮추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자체 개발하거나 다른 국가 기업에서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를 제재 대상 기업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것으로 취급하도록 내부 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보도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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