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앞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
“사과를 해야지, 그냥 넘어가요?” “사과는 박근혜정권이 해야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현장. 법사위원인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여야 의원들 사이에선 이 같은 고성이 오갔다. 청문회장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장 의원은 이날 미리 준비해간 고(故) 변창훈 검사의 발인 당시를 보도한 뉴스 영상을 튼 뒤 윤 후보자를 향해 날세운 비판을 쏟아냈다. 고 변 검사는 지난 정부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2017년 11월 극단적 선택을 한 인물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을 이끌던 이가 윤 후보자다. 그는 고 변 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이기도 하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총장후보자(후보자 윤석열) 인사청문회에서 장제원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고 변 검사의 발인 영상 속에서 유족들은 “윤석열이 책임져라”고 울부짖기도 했다. 당시 검찰이 ‘적폐청산 수사’를 무리하게 진행한 탓에 고 변 검사의 경우처럼 피의자들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윤 후보자는 “제가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의원님의 말씀을 유념해서 전체 검찰 구성원들을 잘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변 검사의 불행한 일은, 그가 제 연수원 동기이며 아끼고 사랑하던 후배로, 저도 가족들을 생각해 상가에는 못 갔지만 한 달 동안 앓아 누울 정도로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관련 증거가 나온 데다 ‘내 식구 감싸기’란 비판을 의식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에 장 의원은 “새벽에 무차별적으로 아이들이 자고 있는 집에 들이닥쳐서 압수수색한 것은 옳은 수사는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검찰 수사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을 언급했다. 장 의원은 “이 사령관은 세월호 사고시 헌신적으로 한 점 부끄럼 없이 일했다”며 “그런 사람이 인권이 말살된 강압수사에 의해 그 자존심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결했다”고 꼬집었다.
장 의원은 “수사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이제 후보자로서 총수 자리에 있는데, 어떻게 인권을 보호하고 수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오늘 하루 깊은 고민을 해보라”고 충고했다. 윤 후보자는 “의원님의 말을 유념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관리하겠다”고 답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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