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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서울 자사고 평가 '감사결과·사회통합전형'서 생사 갈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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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2점 감점 '감사·장학결과 행정처분' 결정요인 분석

평가 세부사항 비공개…'깜깜이 평가' 신뢰성 논란 예상

연합뉴스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 13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운영성과평가에서 학교들의 '운명'을 가른 요인은 과거 감사결과와 사회통합전형 신입생 충원율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교육청은 9일 올해 자사고 운영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개교가 재지정 기준점보다 낮은 점수를 받아 자사고 지정취소가 결정됐다고 밝혔을 뿐 학교별 점수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점수가 공개되면 학교순위가 매겨질 수 있다는 자사고 측의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계에서는 2014년 8월부터 현재까지 감사·특별장학 결과 각 학교에 내려진 행정처분 건수에 따라 최대 12점 감점하는 항목에서 점수가 많이 깎였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교육청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정취소가 결정된 자사고 중 배재고가 2014~2018년 사이 감사·특별장학에서 기관주의와 기관경고 각각 1건, 교직원 징계와 주의·경고 각각 37건과 11건을 받았다.

기관경고는 건당 2점, 기관주의는 건당 1점, 교직원 징계와 주의·경고는 각각 건당 1점과 0.5점 감점하는 기준을 고려하면 배재고는 감사·특별장학 행정처분 평가항목에서 최대인 12점에 육박하는 감점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신일고도 기관주의 1건, 기관경고 1건, 교직원 주의 18건, 교직원 경고 11건으로 행정처분이 많은 편이었다. 숭문고는 기관주의 2건과 함께 교직원 주의와 경고가 각각 18건과 4건으로 지정취소 결정 자사고 중 세 번째로 처분이 많았다.

지정취소 자사고들은 사회통합전형으로 신입생을 뽑으려는 노력을 평가하는 항목에서도 점수가 많이 깎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세화고와 숭문고는 해당 항목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는 정량지표인 '사회통합전형 충원율'이 최근 5년 사이 기준인 20%에 못 미치는 해가 많았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번 자사고 운영평가 점수 등을 비밀에 부치면서 시민의 '알 권리'를 도외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점수 공개 시 학교 서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는 이해하지만, 각 자사고가 어떤 부분에서 기대에 못 미치게 운영되고 있는지 설명할 필요는 있다는 것이다.

지정취소가 되든 안 되든 올해 운영평가를 받은 자사고들은 내년에도 신입생을 받는다. 단지 재지정된 학교들은 기존처럼 자사고로서, 자사고 지위를 잃은 학교들은 일반고로서 신입생을 받는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내년 고등학교에 진학할 현 중학교 3학년생들에게 이번 운영평가 결과는 학교선택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는데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 상태에서 고교진학을 하게 됐다.

또 자사고 운영평가 평가항목 중 정량평가항목은 15개, 정성평가항목 10개, 정량평가와 정성평가가 섞인 항목 7개다. 배점을 보면 정성평가 항목과 정량평가와 정성평가가 섞인 항목이 각각 34점과 23점으로 총 57점에 달한다. 정성평가가 평가 결과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구조지만 평가위원이 전혀 공개되지 않아 평가의 신뢰성 문제도 불거질 전망이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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