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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서울 8개 자사고 무더기 지정 취소…"학교운영 및 교육과정서 생사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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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중앙고·한대부고 등 관내 8개 자사고를 전격 지정 취소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들 8개 자사고의 점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운영성과평가에서 학교들의 '운명'을 가른 요인은 과거 감사 결과와 사회통합전형 신입생 충원율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8일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를 열고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결과를 심의한 결과 8개교가 재지정 기준점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발표에서 평가지표 관련 부당성 논란을 감안, 점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8개 학교가 지정 취소 결정을 받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교육청은 "이번 평가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평가의 기본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사고 요청사항 등을 고려해 교육부, 타시도 교육청과 협의 후 평가 매뉴얼에 반영해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교육계에서는 2014년 8월부터 현재까지 감사·특별장학 결과 각 학교에 내려진 행정처분 건수에 따라 최대 12점 감점하는 항목에서 점수가 많이 깎였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교육청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정취소가 결정된 자사고 중 배재고가 2014~2018년 사이 감사·특별장학에서 기관주의와 기관경고 각각 1건, 교직원 징계와 주의·경고 각각 37건과 11건을 받았다.

기관경고는 건당 2점, 기관주의는 건당 1점, 교직원 징계와 주의·경고는 각각 건당 1점과 0.5점 감점하는 기준을 고려하면 배재고는 감사·특별장학 행정처분 평가항목에서 최대인 12점에 육박하는 감점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신일고도 기관주의 1건, 기관경고 1건, 교직원 주의 18건, 교직원 경고 11건으로 행정처분이 많은 편이었다. 숭문고는 기관주의 2건과 함께 교직원 주의와 경고가 각각 18건과 4건으로 지정취소 결정 자사고 중 세 번째로 처분이 많았다.

지정취소 자사고들은 사회통합전형으로 신입생을 뽑으려는 노력을 평가하는 항목에서도 점수가 많이 깎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세화고와 숭문고는 해당 항목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는 정량지표인 '사회통합전형 충원율'이 최근 5년 사이 기준인 20%에 못 미치는 해가 많았다.

박건호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실제 지정 취소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의 평균 감점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감사 결과가 지정 취소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국장은 이어 "이번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는 일각의 우려처럼 자사고 폐지 정책의 일환으로 한 것이 아니고, 단지 지난 5년간의 운영 성과에 대한 평가를 한 것"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가 입시 명문고가 아니라 다양한 교육과정과 건학이념을 실천하는 건전한 학교 운영을 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정취소가 되든 안 되든 올해 운영평가를 받은 자사고들은 내년에도 신입생을 받는다. 단지 재지정된 학교들은 기존처럼 자사고로서, 자사고 지위를 잃은 학교들은 일반고로서 신입생을 받는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내년 고등학교에 진학할 현 중학교 3학년생들에게 이번 운영평가 결과는 학교 선택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는데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 상태에서 고교진학을 하게 됐다.

앞서 평가대상 자사고 13교는 지난 4월 5일 운영성과 보고서를 제출했다. 교육청은 외부 현장교육전문가 20명으로 평가단을 구성해 학교가 제출한 보고서와 증빙 서류에 대해 4월 5일부터 5월 6일까지 서면평가, 4월 22일부터 5월1일까지 학생·학부모·교원 온라인 만족도 조사, 5월 7일부터 6월 3일까지 현장 평가를 실시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 8곳을 대상으로 청문을 거쳐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동의할 경우 해당 학교들은 2020학년도부터 일반고로 전환되지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자사고 학생 신분을 유지하게 된다.

[디지털뉴스국 이세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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