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
8일 시작해 9일 새벽 종료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거짓말 논란’이 확산되면서 여야 간에 윤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청문회가 거짓말 잔치였다”며 윤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결정적 한방이 없었다”면서 윤 후보자가 검찰총장 적격자라고 맞섰다. 이번 논란처럼 그동안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들이 제기된 의혹들과 도덕성 논란에 대해 해명하거나 반박하는 과정에서 종종 거짓말 시비가 벌어졌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공직후보자 본인은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할 것을 맹세합니다”라는 선서를 무색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특히 국민 다수의 정서상 용납하기 힘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지탄받은 일부 후보자의 경우 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낙마하기도 했다.
이명박정부 당시 김태호 총리후보자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대표적이다.
2009년 7월 당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천 후보자가 검찰 재직 시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A씨와 해외골프 여행 등을 다녔다는 ‘스폰서 검사’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이에 천 후보자는 “A씨와 해외여행을 같이 간 적이 없다. 우연히 같은 비행기를 탔는지는 모르겠다”며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하지만 청문회장에서 천 후보자와 A씨가 해외에 다녀온 비행기표를 함께 결제한 영수증이 나와 거짓말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결국 천 후보자는 물러났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윤 후보자가 2013년 국회 국정감사 당시 자신의 답변 모습이 담긴 화면을 보고 있다. 뉴시스 |
이듬해 8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연차 게이트’로 잘 알려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의 친분설에 휩싸이면서 곤욕을 치렀다. 그는 “박 전 회장과 단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청문회장에서 함께 찍힌 사진이 공개되면서 여론이 악화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깜짝 총리 후보 발탁’으로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로 기세를 올렸던 김 후보자였지만 도리없이 낙마해야 했다.
전날 윤 후보자 청문회에서 윤 후보자가 거짓말을 했다고 매섭게 질타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과거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와 윤 후보자는 같은 케이스”라며 “민주당이 동의하면 부적격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수는 있지만 이도 저도 아니면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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