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정상화 발표 이후에도 환자 발생…"인과관계 확인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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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환경부가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한 인천 일부 지역의 수질이 정상화됐다고 발표한 뒤에도 피부질환 및 위장염을 호소하는 환자가 계속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인천시 서구와 중구 영종도에서 붉은 수돗물로 인해 피부질환이나 위장염 등이 발생했다며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모두 1천49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시 서구 지역이 1천4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구 지역 환자는 78명이었다.
환경부가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 서구 청라동과 검암동 급수과정 수질이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발표한 지난 5일에도 피부질환 등을 호소하는 환자 20명이 나왔다.
8일에는 15명, 9일에도 6명이 피부질환 등을 호소하며 의료기관을 찾았다.
인천시는 지역 보건소를 통해 지난달 10일부터 의료기관 182곳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해 환자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
시는 이들이 붉은 수돗물로 인해 발병했다며 의료기관을 찾긴 했으나 실제 수돗물이 발병 원인인지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모니터링에서 의사나 간호사 등이 붉은 수돗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응답한 환자는 피부질환 152명, 위장염 35명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의료기관에서 수돗물로 인해 발생했다는 소견이 나온 환자는 이달 4일 2명을 마지막으로 추가로 더 나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최근 수돗물에서 녹조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는 비린내까지 나면서 오히려 피부질환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서구 수돗물 정상화 대책위원회 김선자 위원장은 "최근 수돗물에서 물비린내까지 나면서 환자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며 "지금도 필터에서 이물질이 나오는 등 수돗물 공급은 전혀 정상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인천시는 현재 수돗물 피해 관련 의료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와 관련한 보상 범위 등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다.
이광호 의료대책위원회 위원(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수돗물로 인해 피부질환 등이 발병한 것을 입증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주민 피해를 고려해 최대한 광범위하게 보상 범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지난달 30일 인천 공촌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의 전기설비 법정검사 때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면서 기존 관로의 수압을 무리하게 바꾸다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면서 발생했다.
인천시는 인천 공촌정수장의 관할 급수구역에 포함되는 26만1천세대, 63만5천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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