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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의 귀환’…경계령도 잠시, 역공 나선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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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_정유경의 오도가도

황교안 대표 “언론 적폐 쌓이고 있다”

“우리한테만 가혹하게 막말 잣대 들이대”

‘막말 프레임’ 거론하며 역공 나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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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설화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막말’이 아닌 ‘막말 프레임’을 문제 삼고 나섰습니다. 한국당 인사들의 정권 비판은 ‘막말이 아닌데도 막말로 규정되는’ 정치적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한국당의 움직임은 황교안 대표가 ‘막말 프레임 경계령’을 내린 지난 12일 당 미디어특위 발족 이후 본격화했습니다. “국민이 듣기 거북하거나 국민의 마음에서 멀어지는 발언을 한다면 그것은 곧 말실수가 되고, 막말 논란으로 비화된다”(6월3일)며 당내 ‘막말 경계령’을 내렸던 황 대표가 한달여 만에 입장을 바꾼 것입니다. 특위 발족식에서 황 대표는 “경우에 따라 실수와 실언으로 ‘막말 프레임’이 씌워지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언론 적폐가 쌓이고 있다”, “필요하면 (언론에) 민형사상 대응도 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언론 적폐와의 전쟁’에서 최전선에 선 것은 한국당 미디어국입니다. 지난 15일 정미경 최고위원의 ‘세월호 한 척’ 발언을 놓고 막말 논란이 빚어지자, 미디어국은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해당 발언을 막말로 규정한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정 최고위원도 이틀 뒤인 17일 “세월호만 들어가면 다 막말이냐”며 역공에 나섰습니다. 그는 이날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언론 보도를 비판하며 “한국당이 쓴소리하면 뭐든 막말이고,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듣기 싫은 비판은 모두 막말이라 치부하기로 작정한 거냐”, “한국당에 족쇄를 채우려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당 지도부도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막말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세월호 문제를 비꼬려고 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려고 댓글을 소개했을 뿐이라는 이유입니다. 황 대표는 기자들에게 “정 최고위원의 말씀 그대로 받아들여주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세월호를 언급한 게 부적절했다고 보는 의원들도, 당 지도부가 언론의 ‘막말 프레임’을 거론하며 정 최고위원을 두둔하자 입을 다무는 분위기입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막말 금지령’을 해제한 것이나 다름없다. 언론의 보도가 과한 면도 있지만, 이러다 자칫 국민의 마음에서 멀어지는 발언들이 나올까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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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당 안에선 ‘언론이 우리한테만 가혹하게 막말의 잣대를 들이댄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일부 과한 표현이 있지만, 집권여당에 대한 비판까지도 싸잡아 ‘막말’로 묶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불만은 지난달 황 대표가 ‘심사일언’ 하라며 의원들을 단속하고, 막말을 세 번 한 의원들은 공천에서 배제하는 ‘삼진아웃 룰’을 검토하겠다고 하자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사나운 좌파들의 ‘5·18 막말’ 공세에 놀라 이종명 의원 제명, 김순례는 당원권 정지 3개월, 김진태는 경고 처분하고, ‘세월호 막말’ 공세에 놀라 차명진 전 의원 당원권 정지 3개월, 정진석은 경고 처분하니 누가 나서서 말 한마디라도 시원하게 할 사람조차 사라져 버렸다”고 황 대표를 비판했습니다. 김진태 의원도 “숨만 쉬어도 막말이다. 어떻게 조심해야 하느냐”고 가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공청회에서 “종북좌파들이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란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내 세금을 축내고 있다”는 망언으로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를 받았던 김순례 최고위원이 19일부터 최고위원으로 복귀합니다. 5·18민주화운동이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었다고 말해 당 윤리위가 제명 결정을 내렸던 이종명 의원은 의원총회 의결이 이뤄지지 않아 아직도 당적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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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풀었어야 할 매듭을 제때 풀지 못하면서 번번이 ‘막말 고개’를 넘게 됐다. 본인도 ‘설화’에 휩싸인 황 대표가 내부 단속 대신 바깥으로 화살을 돌리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한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은 “망언 논란이 일 때마다 싸늘해지는 민심을 느낀다. 황 대표가 중도와 수도권으로 지지층의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하는데, 이런 강경 행보가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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