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5대 천왕(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중 하나로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넷플릭스가 '성장세 둔화'라는 복병을 맞았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는 장외에서 주가가 12%나 떨어졌다.

17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에 있는 도시 로스가토스 본사에서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넷플릭스는 올 2분기에 신규 가입자 270만명이 유입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숫자가 넷플릭스 예상치(500만명)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넷플릭스는 장 마감 직후인 오후 4시께 이 수치를 공개했는데, 블룸버그는 "기대보다 낮아 애널리스트들을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다. 넷플릭스의 전년 동기 신규 가입자는 550만명이었다. 넷플릭스 가입자 숫자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또 미국에서 유료 가입자 숫자는 전 분기 대비 13만명 감소했다.

스펜서 노이만 넷플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가입자 성장세 둔화를 보면 전 지역에 걸쳐 나타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계절 요인과 타이밍 그리고 콘텐츠 수급, 가격 인상 등을 둘러싼 원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매출은 4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했고 영업마진율(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도 14%로 전 분기에 비해 상향돼 수익성이 좋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2분기 실적발표는 넷플릭스가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믿음을 의심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것이 전반적인 시장의 평가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기준 하루에 100억원 정도의 현금이 회사에서 순유출되고 있지만 기존 TV 시청자들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으로 전환시키면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많은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끌어왔다. 2분기 실적발표 기준으로 넷플릭스는 하루 약 77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오피스, 프렌즈 등 넷플릭스 내 인기 콘텐츠가 더 이상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지 않을 예정인 데다 넷플릭스와 유사한 서비스가 디즈니, NBC, 애플 등에서 출시될 예정이라 시장에서는 경쟁 심화의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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