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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인,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빠지다] “스트레스 한국의 민낯, 국민 4명 중 1명 우울증 등 정신건강문제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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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장애·우울증 진료 환자, 지난 해 각각 70만명까지 증가

-직장 내 직무 요구나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가장 커

-스트레스 해결 못하고 쌓이면 불안장애·우울증 위험 ↑

[헤럴드경제=김태열·손인규 기자] 직장인 오모(41) 씨는 최근 육아휴직을 할까 고민 중이다. 회사 가는 게 두렵다는 생각이 들만큼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원인은 몇 달 전 상사로 부임한 임원이 오 씨와 친했던 이전 상사와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당한 업무 지시와 인격모독적인 말 때문에 오씨는 퇴근 후에도 가슴이 뛰고 눈물까지 날 정도로 우울한 감정에 쌓여 있다. 오 씨는 사내에 부당한 괴롭힘을 알리고 싶었지만 이후 회사생활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육아휴직으로 현실을 피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2019년 한국인의 정신건강 상태는 어느 정도수준일까? 갈수록 험악해지는 각종 범죄는 물론 경제침체에 따른 스트레스, 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감까지 복잡 다양한 이유들로 정신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연령과 성별, 직종 불문이다. 유명인은 물론 생면부지인 사람끼리의 극단적 선택또한 일반인들에게도 충동적 행동을 하게 하기도 한다.

특히 한국 직장인의 경우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 불안장애, 우울증,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까지 겪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시행되고있는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은 이러한 직장인 정신건강상태가 그만큼 심각한데서 나타난 결과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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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정신건강 질환 관련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지난 2014년 46만명에서 2018년 59만명까지 증가했다. 우울증 환자 역시 같은 기간 58만명에서 75만명으로 늘었다. 불안장애 환자는 53만명에서 69만명으로, 공황장애 환자는 9만명에서 16만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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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자 자체가 꾸준히 늘어날 뿐만 아니라 과거 주위시선 때문에 망설이던 이들 중 최근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 국민의 4분의 1 정도는 평생 한 번 정도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특히 심한 경쟁 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우리 사회 특성상 불안장애나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울증은 연령별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기에는 학업 스트레스나 교우관계로, 청년기에는 취업이나 결혼 문제, 중장년기에는 퇴직 등 경제적인 이유, 노년기에는 건강상의 이유 등이 주 원인이다.

채 교수는 “학업이나 사회생활에서 부모의 지나친 기대를 받고 자라난 세대들이 냉혹한 사회현실에서 기대만큼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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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활동의 주체인 직장인들의 경우 업무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강도는 심각하다.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가 건강검진을 받은 직장인 중 19만5600명의 정신건강 상태를 지난해 분석한 결과 일(직무), 직장 내 대인관계, 대인관계의 변화(이혼·사망), 병이나 상해, 금전 문제 등 우울증을 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했다. 특히 회사에서 맞닥뜨리는 인간관계와 업무 부담감 및 성취도 등은 주된 직무스트레스 요인으로 조사됐다.

박진경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20~30대의 사회초년생들이 정신과를 많이 찾고 있는데 직장 내 대인관계나 업무 스트레스외에도 이직이나 진로상담, 결혼 전후의 경제적인 문제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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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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