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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비싸야 잘 팔려"...백화점 VIP 된 男 명품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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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2시 롯데백화점 본점 5층 구찌 남성 매장. 평일 오후지만 20대 대학생부터 40대 부부, 60대 남성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들이 매장을 찾았다. 버버리, 프라다 매장에도 명품 브랜드 로고가 적힌 쇼핑백을 든 남성 손님이 눈에 띄었다.

이날 구찌 남성 매장을 찾은 이상헌(26)씨는 바지와 반지를 구입했다. 운동화, 반소매 차림을 한 그는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자주 구매하는 편"이라며 "프라다 매장도 들러 상품을 더 구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18일 오후 2시 롯데백화점 본점 5층 구찌 매장. 평일 오후인데도 상품을 구매하러 온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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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꾸미기 위해 아낌없는 소비를 하는 남성(그루밍족)이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남성 럭셔리 캐주얼 상품 매출 신장률은 2016년 3.8%에서 2017년 5.1%, 2018년 7.9%였다. 올해 초부터 5월까지 남성 럭셔리 캐주얼 상품 매출은 전년 1~5월 대비 10% 이상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 방문하는 남성 고객 비중은 2010년 28.1%였지만, 지난해 34.3%로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이 남성 전용 카드인 ‘멘즈라이프 카드’ 실적을 분석한 결과, 1회당 구매금액이 100만원으로 다른 제휴 카드(25만원)보다 4배 많았다.

해외직구 시장에서도 이러한 트렌드가 나타난다. 해외직구 쇼핑몰 ‘매치스 패션닷컴’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남성 고객들이 가장 많이 산 것은 명품 운동화였다. 100만원이 넘는 발렌시아가 트랙, 발렌시아가 트리플S, 구찌 라이톤 스니커즈가 특히 인기를 끌었다.

생필품도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gfk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전기면도기 온·오프라인 시장 판매액은 398억원으로 지난해 1~5월(450억원)에 비해 축소됐다. 하지만 최상위 제품군(25만원 이상)의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4% 늘었고, 판매 수량도 36% 증가했다.

유통업계는 눈이 높아진 남성 고객들을 겨냥해 명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지방 최초로 부산 본점에 ‘루이비통 맨즈’를 유치했고, 서울 소공동 본점에 있는 구찌 남성 매장의 면적을 키웠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에 남성전용관 ‘현대 맨즈’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국내 첫 남성 럭셔리 전시 박람회가 열리기도 했다. 지난 6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맨즈 페스타’에서는 프리미엄 안경, 스피커, 차량용 액세서리, 속옷, 수영복 등 다양한 상품이 전시됐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여유가 있는 중년 남성들이 주로 명품을 구매했는데 최근에는 젊은층도 ‘자신을 위한 소비’에 집중하고 있다"며 "유통업계도 이같은 트렌드 변화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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