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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Let`s 스타트업] 생리대 배송 서비스 하는 男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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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여성 위생용품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 씽즈(Things)는 이원엽 대표(사진)가 '자궁근종'을 앓았던 아내를 위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15년간 풋풋한 연애 끝에 아내와 결혼을 앞둔 2017년 어느 날. 이 대표의 아내는 2주간 하혈을 했다. 원인은 자궁근종. 이 대표는 "자궁근종은 크기에 따라 위험할 수 있고 하혈을 유도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예방 방법을 찾다가 올바른 생리대 사용이 여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알고 창업을 결심했죠"라고 말했다. CJ E&M 마케터와 결혼용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교 견적 서비스인 '김메리'를 창업했던 경험을 살려 두 번째 창업에 도전한 것이다.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만난 이 대표의 꿈은 '생리 고민 해결'이다. 하지만 2018년 창업 당시 남성 최고경영자(CEO)가 여성용품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이 잇따랐다. 더 큰 어려움은 생리통을 남성으로서 경험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생리대를 직접 착용하는 날도 많았다"며 "착용은 할 수 있지만 통증은 남성이 알 수가 없잖아요. '아랫배가 빠지는 것 같다'는 말을 들어도 어느 정도인지 알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생리주기 맞춤 배송 서비스인 '먼슬리씽'을 통해 보다 많은 여성들이 △오염에 대한 위험 △높은 1회 구매 비용 △갑작스러운 상황 발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비전이다.

먼슬리씽은 간편하다.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생리 주기를 입력하고 맞춤 배송을 신청하면 무료 샘플을 받아 볼 수 있다. 사용해 보고 마음에 드는 용품을 정기 구독하면 된다. 첫 가입자와 정기 구독자는 낱개로 4개씩 제공되는 무료 생리대 샘플을 써 볼 수 있다. 자신에게 알맞은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셈이다.

핵심은 믿을 만한 위생용품과 알기 쉬운 정보 안내다. 현재 약 30개 브랜드의 300개 용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오가닉, 순면, 면상펄프 제품만 씁니다. 생리대 흡수체인 SAP라는 화학물질은 흡수를 위해 불가피한 물질이지만, 고객을 위해 최대한 자세한 정보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먼슬리씽 앱에서 물품을 클릭해 보면 흡수층, 방수층, 접착제, 제조국, 사용팁 등이 빼곡히 적혀 있다.

또 인터넷 최저가보다 5~1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월평균 구독료는 1만2000원 수준이다. 아울러 고객 데이터 관리를 통해 생리 예정일과 생리 정보, 임신 가능성을 함께 안내받을 수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 2월 서비스를 실시한 지 5개월 만에 회원 수 4만4000명을 확보했다. 올해는 10만명, 내년에는 30만명이 목표다. 이 같은 아이디어에 크립톤, 로아인벤션랩, KB국민카드에서 초기 투자를 받았고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운영하는 서울창업허브에도 입주할 수 있었다.

씽즈는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다. 제품군을 피임용품이나 임신보조식품제로 확대하는 동시에 빅데이터로 위생용품에 대한 맞춤 추천을 한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산부인과와 연계해 몸 상태를 진단받고 동시에 예약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싶습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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