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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한은, 1.5%로 3년 만의 ‘깜짝’ 금리 인하-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올 성장 2.2%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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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년 만에 전격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이제 연 1.5%로 역대 최저 금리(1.25%)보다 불과 0.2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최근 채권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시기를 8월로 예상해왔다. 한은이 이런 예상을 깨고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은 그만큼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1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주열 한은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75%에서 0.25%포인트 내렸다. 기준금리 인하는 2016년 6월(1.25%로 0.25%포인트 인하)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이후 기준금리는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각각 0.25%포인트씩 올랐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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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의 예상을 깬 이례적인 조치로 해석됐다. 한은의 결단은 더 이상 금리 인하를 미루기 어려울 만큼 최근 경기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미중 무역갈등과 이에 따른 반도체 불황이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은 우리나라에 대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수출규제를 시작했다. 이 여파로 지난 1분기 역성장(-0.4%)에 이어 2분기 반등 효과도 기대에 못 미친 가운데 하반기 성장세는 더욱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됐다.

미 연준이 7월 말 금리를 내릴 것이 확실시되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부담을 덜어준 측면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의회에서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했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미리 반영해 한은도 금리를 내린 셈”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이번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정책공조론’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적극적인 재정정책, 더 나아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각국 중앙은행의 공감대”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2%로 크게 낮췄다. 잠재성장률 역시 2.5~2.6%라고 발표했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1.1%에서 0.7%로 낮췄다. 한은의 전망대로 올해 성장률이 2.2%에 그치면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이 경기전망에 대한 눈높이를 낮춘 것은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더 악화했기 때문이다. 한은의 ‘경제전망’에 따르면 전년 대비 올해 상품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0.6%로 지난 4월 2.7%보다 크게 낮아졌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도 0.4%에서 -5.5%로 대폭 하락했다. 이 총재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한 데는 수출과 투자의 부진이 큰 요인이 됐다. 지금은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이번 한 차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총재는 “(오늘) 금리를 낮춰 정책 여력이 그만큼 줄어들기는 했으나, 경제 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며 추가 인하 여력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로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조금 더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할 수도 있고,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18호 (2019.07.24~2019.07.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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