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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기획부터 생산까지 5일이면 '가능'"...이랜드 탕콤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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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편집자주] K팝과 K푸드, K뷰티, K패션 등 'K스타일'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K스타일의 신시장으로 떠올랐고, 사드사태 이후 주춤하던 중국에서도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도전은 지속되고 있다. 기존 교민이나 일부 마니아층을 겨낭한 소량 수출을 벗어나 맞춤형 시장분석과, 현지 생산 및 판매기반 확충을 통해 K스타일의 글로벌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 세계 각국에서 맹활약하는 K스타일 기업들의 노력과 성과를 생생한 현장 취재를 통해 조명해본다.

[세계로 비상하는 K스타일⑮이랜드]원사부터 직접 만들어…올 연말 패션 브랜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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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탕콤 공장 3층에 마련된 R&BD센터. R&BD센터에서는 탐콩 공장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원단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사진=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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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탕콤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방적(원사)부터 제봉까지 가능한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27일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이랜드 탕콤 공장에서 만난 이은홍 이랜드아시아홀딩스 대표는 탕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에 대해 묻자 주저 없이 이같이 답했다. 이랜드는 2009년 베트남 국영기업이었던 탕콤을 인수했다.

이 대표는 "다른 주문자상표부착(OEM) 생산업체라면 기획부터 배송까지 60일이 걸리지만, 우리는 5일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단을 다른 업체로부터 받아야 하는 기존 OEM 업체와 달리 탕콤은 직접 실을 만들어 원단을 가공하다 보니 생산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탕콤 본사 공장의 규모는 35만6208㎡에 달하며 이 곳에서 일하는 직원만 3000명이 넘는다. 인근 지역에는 공장 지사 2곳이 있다. 또 자동차로 2~3시간 거리인 발롱시에도 2개의 공장 지사가 더 있다. 이들 지사 4곳은 대부분 원사를 만들어, 이을 본사로 보내 원단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한다. 본사와 이들 공장을 모두 합치면 직원수는 7200명에 달한다.

김창현 이랜드아시아홀딩스 차장은 "수직계열화를 한 기업은 (베트남에서) 탕콤이 거의 유일하다"며 "특히 기능성 원단에 대한 고객사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 탕콤의 원단 매출 비중은 이랜드가 40%, 타사가 60%일 정도로 탕콤 원단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이랜드 브랜드였던 '티니위니' 역시 2017년 중국 업체가 인수한 이후에도 여전히 탕콤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

탕콤은 원단 차별화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도 적극적이다. 2015년 500만달러를 투자해 탕콤 공장에 R&BD센터를 구축했다. 이랜드는 탕콤 R&BD센터를 통해 발열 기능이 있는 '광발열' 소재와 해충을 방지하는 '안티버그' 소재 등을 개발했다.

탕콤 R&BD센터에는 개발된 다양한 소재를 디자이너들이 그 자리에 바로 직접 디자인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6000여가지 원단을 한 데 모은 공간으로 디자이너들은 그 자리에서 자신이 원하는 원단을 골라 직접 제단까지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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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탕콤 공장에서 실을 교차 시켜 원단을 짜는 제직기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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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D센터를 둘러보고 공장에 들어서자 '쿵쾅쿵쾅' 굉음부터 들렸다. 실로 원단을 짜는 소리다. 실이 꽂혀있는 수 천 개의 바늘이 쉴 새 없이 오고 가며 원단을 만들고 있었다. 대부분 자동화돼있어 공장 내부에 직원들은 많지 않았다.

적극적인 R&D 투자의 결과, 적자에 허덕이던 탕콤은 이랜드 인수 이후 매년 1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연 매출 18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랜드의 다음 목표는 탕콤 공장을 통해 베트남에서 패션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다. 2009년 탕콤을 인수할 당시부터 구상해왔지만, 베트남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차일피일 미뤄졌던 사업이다. 현재 사업 전개를 위해 본사 인력 충원을 진행 중이다.

이랜드는 우선 올 연말 중으로 e커머스를 통해 자사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 주상복합건물 등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대표는 "'H&M'과 '자라',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속속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며 "이 중 베트남에 생산 기지를 가지고 있는 건 이랜드가 유일하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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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직 공장에서 생산된 원단은 제봉 공장으로 옮겨져 옷으로 생산된다. /사진=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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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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