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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특별 가격 인하’ 오비맥주 노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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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말까지 한시 가격 인하...사실상 ‘가격 복구’

‘테라 견제용’ 해석...日맥주 불매운동에도 기대

업계 “유흥업소·음식점 가격 내릴지는 의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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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영 기자 = 오비맥주가 대표 브랜드 ‘카스’ 가격을 인하한 배경이 관심이다.

오비맥주는 24일부터 8월31일까지 카스와 필굿을 한달 간 특별할인 판매한다고 23일 밝혔다. 국산맥주 소비 촉진, 소상공인 혜택 차원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여름 휴가철은 맥주시장 최대 성수기다. 업계는 성수기에 맥주회사가 가격을 내린 것은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또 오비맥주가 지난 3월 하이트맥주의 ‘테라’가 출시되자마자 카스 출고가격을 인상한 바 있는데, 4개월 만에 다시 가격을 내린 것 역시 흔치 않은 일이다.

오비맥주의 이번 가격 조정은 엄격하게 말하면 ‘인하’가 아니라 ‘1개월 한시 특별 할인’이다. ‘한시적’이란 조건에는 8월 이후에는 다시 올린다는 걸 전제로 하는 만큼 이번 할인 조치에는 ‘노림수’가 있을 것이란 게 업계 반응이다.

업계에서는 카스 출고가 조정이 맥주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테라’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3월에 가격을 올린 것도, 4개월 만에 다시 가격을 원점으로 돌린 것도 모두 테라 견제용이라는 얘기다.

3월에는 출고가 인상 전에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도매상의 특성을 이용해 갓 출시되는 테라에 타격을 줄 수 있어 기습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해석이다. 당시에는 카스 점유율이 월등히 높아 출고가가 낮은 테라에 점유율을 일부 빼앗기더라도 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오비로서 손해볼 건 없는 상황이었다.

또 이번 인하 조치는 9월 이후 가격을 ‘원상 복구’하면 다시 비싸게 팔수 있으니 지금 충분히 카스 물량을 확보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테라는 카스의 아성에 도전, ‘테슬라(테라+참이슬)’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101일 만에 1억병이 팔렸고 누적 판매량은 334만 상자(330㎖ 기준)다. 판매속도 면이나 판매량 증가세로 미뤄 여름 성수기를 거치면 점유율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비로선 성수기 테라의 점유율 상승을 막는 게 최대 현안일 수 있단 얘기다.

롯데주류도 카스 가격 인하의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롯데주류는 6월 클라우드 출고가를 9% 인상했다. 카스가 가격을 한시적으로 낮추는 8월까지는 클라우드 출고가가 가장 높아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출고가는 클라우드 1383원(500㎖ 병 기준), 카스 1147원, 하이트·테라 1146.66원 순이다.

현재 맥주 시장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일본 맥주 불매운동도 오비맥주로선 호재다.

편의점 마트 할 것 없이 국산 맥주 매출은 증가하는 상황에서 카스 가격을 낮추면 일본 맥주 대체제로 카스를 선택할 그만큼 커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출고가를 내린다고 해서 음식점, 유흥업소에서 판매가를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소비자 혜택을 늘린다는 명분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서울=뉴시스】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출시 100일만에 100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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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par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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