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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융복합의 시대, 페스티벌도 섞어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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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내외 스타 DJ가 총출동해 다음달 서울랜드에서 열리는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EDC)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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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어야 산다."

융복합 시대 페스티벌 기획자들에게 떨어진 지상 과제다. 본격적인 축제 시즌인 여름을 앞두고 한편에서는 놀이공원과 페스티벌 간 화려한 연계 행사를 펼치고, 다른 쪽에서는 누워 즐기는 힐링 콘셉트를 표방하며 힙한(트렌디하면서도 남다른) 것에 끌리는 밀레니얼(1980~2000년대생)을 유혹하고 있다.

다음달 31일~9월 1일 과천시 서울랜드에서 열리는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EDC) 코리아'는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페스티벌과 놀이공원의 결합으로 시선을 모은다. 티켓을 구매한 관람객이라면 서울랜드 11개 놀이기구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EDM 축제의 본연에도 충실하다. 스웨덴 디제이(DJ) 알레소를 필두로 2016년 빌보드 댄스&일렉트로닉 차트 1위를 기록한 디제이 스네이크 등 EDM 장르를 대표하는 국내외 디제이 36팀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여름 페스티벌이 더울까봐 걱정인 관객을 위한 음악 축제도 마련돼 있다. 다음달 10일 인천, 15일 대전, 17일 대구로 이어지는 '워터밤 페스티벌'이다. 관객들은 저마다 물총을 들고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펼친다. 앞서 지난 20~21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워터밤 서울'은 제시, 현아, 크러쉬, 박재범 등이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8월 10일 인천에서 열리는 '워터밤 인천'은 네이버에서 7만7000원에 예매 진행 중이며, 미성년자 출입은 불가하다.

페스티벌과 피크닉의 결합으로 눈길을 끄는 축제도 있다. 전석 돗자리존으로 운영되는 '조이올팍페스티벌'이다. 스탠딩존과 돗자리존이 구분된 일반적인 음악 축제와 달리 본인의 돗자리에서 스탠딩을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축제의 장에서도 휴식을 포기 못하는 관객을 유인하는 전략이다. 라인업이 공개되기 전 블라인드 티켓 예매를 진행 중인 '조이올팍페스티벌'은 9월 21~22일 서울 올림픽공원 일원에서 열리며 양일 입장권은 8만원이다.

매일경제

타이거JK가 이끌고 힙합 뮤지션들이 대거 출연하는 `블랙뮤직페스티벌(B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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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힙합 대부 타이거JK가 예술감독으로 이끄는 '블랙뮤직페스티벌(BMF)'은 선예매 티켓 2000장이 3일 만에 매진됐다. BMF가 펼쳐지는 의정부는 타이거JK의 거주지일 뿐만 아니라 미군부대 영향으로 힙합 문화가 강세라는 평가를 받는다. 타이거JK, 윤미래, 비지, 그레이, 수퍼비, 창모, 우원재 등 힙합계 슈퍼스타들이 공연한다. 다음달 9~10일 의정부 시청 앞 광장에서 펼쳐지며, 예매는 예스24티켓을 통해 무료로 진행 중이다.

대중적 관심에서 멀어진 장르의 페스티벌은 인기 장르 축제와 융합을 통해 관객 수를 유지하고 있다. 재즈페스티벌이 대표적 예다. 9월 6~8일 칠포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칠포재즈페스티벌'엔 바우터 하멜, 웅산 같은 재즈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헤이즈, 페퍼톤스 등 타 장르 가수까지 등장한다.

다음달 2~4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2019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JUMF)'의 경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장르 구성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스트라이퍼, 넬, YB로 록 마니아를 유인하면서도 마마무, 잔나비, 기리보이, 10cm 등 '음원 깡패'로 불리는 대세 아티스트를 초대해 대중성까지 잡은 게 특징이다.

반면 록 음악의 인기 하향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개최가 불발된 페스티벌도 있다. 26~28일 경기도 이천 지산포레스트리조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19 지산락페스티벌'은 2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개최 취소를 알렸다. 축제 주최·주관사 디투글로벌컴퍼니는 "예매 티켓은 일괄 취소 및 전액 환불 처리해드리겠다"며 "예약하신 숙박시설 취소 시 수수료도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뮤직 페스티벌을 포함한 라이브 음악 시장은 전 세계적인 성장세다. 영국 회계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최근 발행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전망'에 따르면 라이브 음악 시장 규모는 2018년부터 연평균 3.3% 성장해 2022년 305억달러(약 35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같은 해 전 세계 음악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수익 예상치인 233억달러(약 27조원)를 훌쩍 웃도는 규모다. 특히 보고서는 음악 축제가 e스포츠 등 여타 라이브 행사와 융합되며 틈새시장을 노린 전문화된 브랜드를 만들어낼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적인 취업난에도 음악 축제 시장만큼은 이토록 팽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헌식 대중음악평론가는 "역사적으로 노동과 억압이 큰 사회일수록 축제의 장이 큰 호응을 얻었다"며 "청년 현실이 힘들수록 음악 페스티벌은 더 진화하고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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