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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통신사 "5G 요금제 다양하게 내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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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통신업계에 5G 저가 요금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5G 요금제 다양화를 주문하고 있다.

최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공개석상에서 "5G 저가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5G 요금 인하 논의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수익 실현도 안 된 상태에서 요금 인하는 시기상조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통신사들에 새로운 5G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정부가 소비자 편의를 위해 저가 구간 요금제를 확대해 달라고 예전부터 얘기해 왔다. 이제 가입자도 100만명을 돌파했으니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새로운 단말도 나오는데 그때 맞춰서 요금제가 필요할 수 있다. 정부 요청을 반영해 저가 구간을 넣어야 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요금은 1위 사업자 SK텔레콤만 정부 인가를 받지만, 사실상 통신 3사가 비슷한 가격의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유 장관은 저가 요금제 도입의 필요성을 공식화했다.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입자들 불편함에 비해 보상이 너무 약해 저가 5G 요금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동통신 3사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가입자가 5G가 수시로 끊기고 잡히지 않는 지역이 많아 서비스를 제대로 못 누리는 데 비해 요금제가 비싸다는 얘기다.

실제 5G 초기 가입자들은 데이터가 무제한이어도 5G가 자주 끊기고 즐길 콘텐츠도 없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4월 5G에 가입한 이 모씨(40)는 "무제한 데이터여도 동영상을 많이 보지 않는 한 쓸 곳이 없다. 통신사가 내놓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콘텐츠나 멀티미디어는 가끔 감상할 뿐"이라면서 "적당한 데이터 양만 제공하는 저렴한 요금제가 필요한데, 지금 5G는 주요 혜택이 7만원대 이상 고가 요금제에 집중돼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10대, 군인 등 대상에 특화된 5G 요금제나 심야시간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시간별 요금제 등 5G도 특화된 상황과 대상에 따른 다양한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통신사는 이제 망 구축 초기 단계로 향후 투자 비용이 증가할 상황에서 요금 자체를 인하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었지만 초기 시장을 이끄는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태이며, 가입자 기반이 확대돼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요금부터 인하하라는 것은 사업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통신 3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망 투자 비용과 요금제 프로모션, 단말기 지원금 등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서다.

현재 통신 3사 5G 최저 요금제는 5만원대다. 당초 SK텔레콤이 7만원 이상 5G 요금제를 내놨다가 정부로부터 퇴짜를 맞은 후 중저가 구간을 도입하면서 통신 3사 모두 최저 5만원부터 5G 요금을 받았다. 그러나 데이터를 속도와 용량 제한 없이 무제한 제공하는 상위 5G 요금제와 달리 5만원짜리 요금제는 8~9GB 데이터에 속도 제한이 있어 5G 가입자 중 비중이 제일 작다.

통신사 관계자는 "5G를 가입하는 사람들은 데이터를 많이 쓰는 헤비유저여서 저가 요금제가 사실상 구색 맞추기용"이라면서 "커버리지가 확대되고 단말과 가입자가 확보된 상태에서 요금 경쟁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텐데, 5G 초기 단계부터 정치 논리로 시장을 왜곡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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