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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김정은, 트럼프 보란듯 SLBM 발사관 늘린 잠수함 시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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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달 미·북 판문점 정상 회동 이후 첫 군사 행보로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 이달 중순으로 예고됐던 미·북 실무회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과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보셨다"며 "건조된 잠수함은 동해 작전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잠수함 시찰 현장에서 "동서가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잠수함 작전능력은 국가 방위력의 중요한 구성 부문으로 된다"며 "잠수함을 비롯한 해군 무장장비 개발에 큰 힘을 넣어 국가 방위력을 계속 믿음직하게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상업용 위성사진을 토대로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 건조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 김 위원장이 시찰한 잠수함은 SLBM 발사관을 늘린 새로운 대형 잠수함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 건조에 주력해 왔다. SLBM은 포착과 방어가 어려워 미국에 대응하는 대표적 비대칭 전력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2016년 8월 SLBM인 '북극성-1형' 시험 발사에 성공했으며, 이후 성능을 개량한 '북극성-3형'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신포급(2000t급) 잠수함은 발사관이 1개뿐인 데다 잠항 능력도 부족해 실전에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몇 시간마다 수면으로 떠올라 공기를 보충해야 해 감시망에 쉽게 포착될 수 있고 SLBM을 1발밖에 쏠 수 없어 미사일 방어체계를 뚫을 가능성도 그만큼 낮기 때문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전체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발사관을 2∼3개 갖춘 SLBM 탑재용 잠수함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신형 잠수함을 시찰한 의도와 관련해서는 한미 군 당국이 다음달 초부터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할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한미 연합연습(19-2 동맹)을 시행하는 데 대한 반발과 압박성 행보로 해석된다.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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