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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나랏말싸미' 故 전미선 애도 속 개봉, 송강호·박해일 빛나는 열연 [엑's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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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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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한글 창제의 새로운 시각을 담은 팩션 사극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가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송강호, 박해일, 故전미선 등 배우들의 명품 열연이 빛나는 영화다.

'나랏말싸미'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렸다. '황산벌' '사도' 등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던 조철현 감독이 지난 15년 동안 한글 창제 소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발전시킨 끝에 탄생한 연출 데뷔작이다.

세종(송강호 분)은 모든 백성이 읽고 쓸 수 있는 새 문자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왕권 강화를 견제하는 유신들의 압박에 시달린다. 문자 창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중 불경을 기록한 소리글자인 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파스파 문자에 능통한 스님 신미(박해일)을 알게 되고 한양 안에 불당을 지어주는 조건으로 새 문자 창제를 함께하게 된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의 시작'이라는 카피가 말해주듯 '나랏말싸미'는 한글창제에 관한 여러 가설 중 당시 유교국가에서 천대 받던 스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에 무게를 실었다. 한글이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이 만든 것이 아닌 스님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 일부에서는 역사 왜곡의 지적도 있지만 숭유억불 시대에 존재를 감출 수 밖에 없었을 스님 신미의 이야기는 꽤 그럴듯한 신빙성을 준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영화에서 그려질 세종의 위대함 이면의 인간적인 모습들은 '나랏말싸미'를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관전 포인트다. 한글 창제를 가로막는 유신들의 날카로운 견제에 고민하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종의 면모는 그 역시 우리와 똑같이 좌절하고 고뇌하는 평범한 인간이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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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등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훌륭하다. "연기자로서 창의적인 파괴를 하고 싶었다"는 송강호의 세종에는 군주로서의 외로움과 고뇌가 묻어나고, 박해일의 신미는 스크린을 압도하는 단단함이 느껴진다. 특히 세종의 뒤에서 필생의 과업인 한글 창제에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하는 소헌왕후 역의 전미선은 그동안의 궁중 사극 속 여성들과 다른 적극적인 여장부 캐릭터로 매력을 선사한다.

안타깝게도 '나랏말싸미'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고 전미선의 유작이 됐다.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 만에 재회한 송강호와 박해일은 지난 15일 언론시사회에서 "오손도손 과거 촬영 이야기도 하고 작품에 대한 설레임을 나누던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라며 "마지막 작품을 함께해서 영광이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관객들에게 슬픈 영화가 아닌 슬픔을 딛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길 바란다"며 고인에 대한 애도와 함께 영화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110분. 전체 관람가.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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