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육사에 오점…고교체제개편 약속 휴지 조각"
교총 "잘못된 것 바로잡아…교육법정주의 확립해야"
상산고 정문 |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교육부가 26일 전북 상산고등학교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에 동의하지 않은 데 대해 보수와 진보 교육단체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육부가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에 부동의한 것을 두고 "공교육 정상화 포기선언"이라고 규정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전교조는 "상산고는 공고하게 서열화된 고교체제의 상징"이라면서 "교육부가 실패한 자사고 정책의 정점에 있는 상산고의 지정취소에 동의하지 않음으로써 교육사에 수치스러운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 정부의 고교체제개편 약속은 휴지 조각이 됐다"면서 "정부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영재학교·과학고·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로 이어지는 고교서열화 해소와 대학입시제도 개편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구본창 정책국장은 "자사고 재지정평가에서 핵심적인 평가지표 2가지를 꼽자면 '교육과정 운영의 다양성'과 '사회통합전형을 통한 학생 선발 비율'인데 후자를 위반한 상산고를 자사고로 유지하게 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통합전형을 통한 학생 선발 비율은 자사고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지표"라면서 "광역단위 자사고나 외국어고는 정원의 20%를 사회통합전형으로 뽑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 국장은 "재지정평가로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식에는 평가를 통과한 자사고가 매번 나와 5년간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 핵심 교육 공약인 '고교학점제' 시행에 앞서 고교체제를 정비해야 하는 만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자사고들을 일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성명에서 "교육부가 잘못된 것을 바로잡았다"면서 "(자사고 재지정평가가) 교육감의 권한이라고 해도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상산고와 달리 교육부가 지정취소에 동의한 경기 안산동산고에 대해서는 "학교 측에서 소송을 예고했는데 법원에서 지정취소 결정이 번복된다면 그 혼란과 피해는 전적으로 경기도교육청과 교육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총은 "올해 자사고 재지정평가 때 혼란이 있었고 내년에는 자사고에 더해 외고와 국제고까지 평가를 받아 혼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권과 교육감에 따라 고교체제가 좌우되지 않도록 고교체제를 법에 규정하는 등 교육법정주의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육부는 상산고와 같이 '자립형사립고'였던 자사고는 신입생의 일정 비율을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할 의무가 없는데도 전북도교육청이 재지정평가 시 이를 정량지표로 반영한 점 등을 문제 삼아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다.
jylee2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