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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30일부터 이틀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다. 양국 간 입장 차를 이유로 중단됐던 협상이 두 달 만에 다시 열리지만 무역 이슈 외에 홍콩 등 정치 문제까지 갈등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다. 미·중이 극히 부분적인 합의에 그치는 '스몰딜' 가능성부터 차기 협상 일정만 잡더라도 성공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새롭게 떠오른 변수는 홍콩의 대규모 반중 시위를 둘러싼 미·중 신경전, 대미 '강경파'인 중산 상무부장의 중국 협상팀 합류, 화웨이 제재 완화에 대한 미국 의회의 반대 기류 등이다. 이러한 변수는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기술 강제 이전 금지, 고율 관세 전면 철폐 등 기존 양국 간 쟁점과 맞물려 협상을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
특히 갈수록 갈등 수위가 고조되는 홍콩 문제는 중국이 체제 위기를 느끼며 강경 대응을 천명하고 있어 무역협상 자체보다 더 큰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협상을 앞둔 시점임에도 29일 홍콩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미국이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홍콩 문제' 카드를 거론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사무소는 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홍콩 경찰에 대해 평화 시위를 폭력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면서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사무소 대변인은 홍콩 반환 이후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지켜왔다면서 "홍콩은 고도의 자치 방침에 따라,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중앙정부는 홍콩 특구 행정장관과 경찰이 법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지지하며 외국 정부와 조직이 홍콩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외국 정치인은 폭력적인 위법 행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을 중단해야 하며 홍콩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도 이날 논평에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외부 세력과 홍콩 '폭력 시위대'가 결탁해 홍콩을 흔드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측 협상대표단 변화도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측에서는 기존과 똑같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협상 대표로 나선다. 반면 중국 측에서는 기존 류허 부총리와 함께 중산 상무부장이 새롭게 투입됐으며 이는 미국 측 압박에 보다 강경하게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도 변수 중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면서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약속했지만 미국 의회에서는 반대 기류가 강경하다. 지난 16일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기업 지정을 의회 승인 없이 단독으로 해제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미국 상·하원에서 초당적으로 발의됐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에서 포괄적인 '빅딜'보다는 낮은 단계의 '스몰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스몰딜의 핵심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로 구매하고,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이다. 이러한 스몰딜이 가능하다면 향후 워싱턴DC에서 협상을 이어가는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양국 간 이견이 큰 데다 새로운 변수까지 부상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미·중 협상이 재개되지만 양국은 타협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중국 환구시보도 "미·중 입장 차가 너무 커서 양측 모두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데만 동의한다"고 전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서울 =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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