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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9곳 모두가 2일 교육부에서 '일반고 강제 전환' 결정을 최종 통보받았다. 교육계에선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는 반응과 더불어 향후 문재인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불투명한 평가 과정 속에서 자사고 측 의견은 사실상 묵살되는 등 교육당국이 '자사고 죽이기' 결론을 이미 정해놓고 일방통행식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내년부터는 다른 자사고를 비롯해 외국어고, 국제고 등의 재지정 평가가 잇따를 예정이어서 지정이 취소되는 자사고와 특수목적고 수는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서울·부산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 동의 신청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하고 판단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일 모처에서 '특수목적고 등 지정위원회'를 열고, 서울·부산교육청이 제출한 자사고 지정 취소 사유 관련 서류를 토대로 각 학교에 대한 지정 취소 절차 및 평가지표 내용의 적법성, 평가의 적정성 등을 심의했다.
그 결과 교육부는 서울·부산교육청이 지정 취소 결정을 내린 학교들에 대해 모두 일괄 취소 결정을 내리며 교육청 판단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 측은 우선 서울 자사고들이 평가계획을 사전에 안내받지 못해 평가지표를 예측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결정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관련 법령상 위법 사항이 없고 대부분 지표가 2014년 평가지표와 유사한 데다 자사고 지정 요건과 관련해 학교 측에서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만큼 적법한 것으로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박 차관은 "평가 내용과 관련해 (자사고) 학교 측이 문제를 제기한 서울교육청의 재량 지표인 '학교 폭력 예방 근절 노력' '학교 업무 정상화 및 참여 소통 협력의 학교문화 조성' 등을 중점 검토했다"며 "(이 부분 역시) 평가 기준 설정 등의 권한은 시도교육감에게 있고, 해당 지표들은 2015년부터 서울교육청 관할 고등학교에 배포된 '학교자체평가지표'에 기반하고 있어 학교 현장의 예측이 가능해 적법하고, 적정한 평가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부는 서울교육청이 해당 학교에 대해 건학이념 및 지정 취지를 반영한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교육 과정의 다양성 확보 노력 등이 부족하다고 평가한 것도 적정하다고 봤다.
박 차관은 "해운대고는 구 자사고에 해당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부칙에 따라 자사고에 적용되는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제외된다고 주장했다"면서도 "해운대고는 구 자사고 시범운영 기간 종료(2010년 2월) 이전인 2009년 7월 31일에 자사고로 전환된 후에 법인전입금을 줄여 사실상 자사고 지위를 포기했음에도 사회통합전형 선발 기준은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최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자사고 일괄 폐지 정책'을 주장하고 나선 조희연 서울교육감 주장에 대해 "옳지 않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박 차관은 "내년부터 논의한다고 했고, 결정적인 시기는 내년이 될지 (혹은) 5년 후가 될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지금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에 대국민 의견 수렴을 통해 고교 체제 개편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엔 자사고뿐만 아니라 외고, 과학고 등 특목고도 대거 재지정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예정된 평가 대상만 총 65곳에 달한다. 자사고는 서울 지역 자사고 8곳(선덕·대광·현대·양정·장훈·휘문·세화여·보인고)을 비롯해 대구 대건고, 인천 하늘고, 대전 대성고, 용인외대부고 등 총 12곳이 대상이다. 외고는 서울·대일·이화·대원·한영·명덕외고 등 서울 지역 외고 6곳을 포함한 전국 30개 외고 전체가 내년 평가를 앞두고 있다. 국제고는 전국 7개 학교 중 세종국제고를 제외한 서울·고양·동탄·인천·청심·부산국제고 등 6곳이 평가 대상이다. 과학고는 한성·세종과학고 등 서울 지역 과학고 2곳을 비롯해 전국에서 총 17곳이 평가를 받는다. 이 가운데 서울 지역에서만 총 18곳의 학교(자사고·서울체육고 등 특목고 전체 포함)가 내년에 평가를 앞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민서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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