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호' 인사 후폭풍…사의표명 검사 60여명으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하세린, 최민경 기자] [the L](종합)현 정권 수사 검사들 무더기 사표… 법무부 추가인사 이동 발표

    머니투데이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43대 검찰총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윤석열호' 첫 인사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검찰 핵심 보직에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 전진 배치된 반면 현 정권이나 여권에 대한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은 지방으로 발령나거나 주요 보직에서 멀어지면서 검사들의 사표가 잇따르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고검 검사급) 인사 이후 사의를 표명한 검사는 이날 오후 5시40분 기준 25명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 이후 사직 의사를 밝힌 검사는 60여명에 이른다.

    업무공백을 메우기 위해 법무부는 이날 오후 검사 추가 인사이동 내역을 발표하기도 했다. 때문에 검사들의 추가 사의표명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인사 발령일인 6일까지 추가 사직자가 나올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박근혜 직접 조사' 한웅재 검사도 사의

    이날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사했던 한웅재(49·사법연수원 28기) 대구지검 경주지청장도 사의를 표했다. 그는 이번 중간간부 인사에서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로 발령이 났다.

    한 지청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지난 밤 고민 끝에 사직 인사를 올린다"며 "사실 2016년 10월 무렵 어떤 사건을 맡아 수사하면서 잘되든 못되든 수사팀장으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사직서를 써놓았는데, 사람이 부족해 때를 놓쳤다. 이제야 제대로 사직의 변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라는 직업이 좋아서, 검사로서 자부심과 명예를 가슴 속에 품고, 틀리지 않게 업무를 처리하고 공명심이나 다른 욕심으로 사건을 과하게 처리하거나 부족하게 처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얼마나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다"며 "점점 다른 사람의 잘못을 가려내고 법을 집행하는 것이 두려워지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몇년 동안 사건 수사와 재판을 하면서, 또 이런 저런 간접적으로, 사람 인생이 그다지 길지 않고 지금 좋아 보이는 자리, 권력, 재물이 계속 좋은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을 전담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 근무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해 최순실씨 등이 검찰에 고발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했다.

    이후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2017년 국정농단 수사를 이어갔다. 한 지청장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이날 대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 2019.2.10/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팀 간부 전원 사임

    전날엔 현 정부와 관련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 수사를 맡았던 주진우 동부지검 형사6부장(44·31기)이 사의를 표명했다. 주 부장은 특히 이번 인사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담긴 사직의 글을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올리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 부장은 "저는 정치색이 전혀 없는 평범한 검사"라며 "아는 정치인도 없고, 그 흔한 고교 동문 선배 정치인도 한 명 없다. 정치적 언동을 한 적도 없고 검찰국에서 발령을 내 어쩔 수 없이 청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을 뿐이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부 사건'을 수사함과 동시에 '세월호 특위 조사방해 사건'의 공소유지를 전담했고, 일이 주어지면 검사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했다.

    이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일한 강도와 절차로, 같은 기준에 따라 수사와 처분을 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질 수 있다고 믿고 소신껏 수사했으며, 피의사실 공표 등 인권침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했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검찰 인사에 대한 서운함도 내비쳤다. 주 부장은 "'정도를 걷고 원칙에 충실하면 결국 저의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 '능력과 실적, 조직 내 신망에 따라 인사가 이뤄진다는 신뢰', '검사로서의 명예와 자긍심'이 없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제 '공직관'이 흔들리고 있는데 검사 생활을 더 이어가는 것은 '국민과 검찰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명예롭지도 않다고 판단했다. 저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주 부장은 앞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을 수사하며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비서관을 기소했다. 그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주요보직'이 아닌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으로 발령났다. 안동지청은 검사 5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지청이다.

    주 부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을 전후해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팀 간부 전원이 사임을 했다.

    지난달 31일 인사 발표 직후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권순철 서울동부지검 차장(50·25기)이 사의를 표명했다. 권 차장은 한직으로 분류되는 서울고검 검사로 전보됐었다.

    수사 당시 서울동부지검장이었던 한찬식 전 검사장(51·21기)은 윤 총장 취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4일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총장 지명 이후 고위간부 14명 용퇴



    앞서 지난달 26일 단행된 고위간부 승진 인사 이후에도 검사장 승진에 실패한 일부 검찰 간부들이 잇따라 사표를 냈다. 박장우 서울고검 검사(52·24기) 등 9명이 사의를 표했다.

    윤 총장 지명 이후(지난 6월17일)에는 송인택 검사장(56·21기)을 시작으로 총 14명의 고위간부가 용퇴했다.

    중간간부 인사 전 사직자 16명까지 합산할 경우, 지난 6월 윤 총장 지명 이후부터 지금까지 총 64명의 검사가 사직했다.

    ◇법무부, 추가 인사이동 발표…전보 26명·의원면직 21명

    검사들의 사표가 잇따르자 법무부는 이날 오후 추가 인사이동 내역을 발표했다. 전보 26명, 의원면직 21명에 대한 인사이동 조치였다.

    당초 한웅재 대구지검 경주지청장이 발령받았던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 자리엔 고경순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이 보임됐다.

    권순철 서울동부지검 차장이 발령받았던 서울고검 검사직에는 안권섭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이, 주진우 동부지검 형사6부장이 발령났던 대구지검 안동지청장 자리엔 최성필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장이 전보됐다.

    하세린, 최민경 기자 iwrit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