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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리얼돌 반대 이유, 질투 때문? 여성혐오적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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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가연 인턴기자] 리얼돌(사람 신체와 비슷한 모양의 성기구)을 반대하는 여성들에, 일부 남성들이 리얼돌에 대한 여성들 질투가 그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여성인권전문가는 여성혐오적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부대표는 리얼돌 수입을 허가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여성의 존엄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서 부대표는 "리얼돌은 단순히 여성을 재현해서 만든 것뿐만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존재가 남성의 성욕을 풀기 위한 존재로 치환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여성들이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인격권 침해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리얼돌이 성욕 해소에 도움이 돼 성범죄를 막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남성의 성욕은 분출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성욕을 해소할 어떤 방법이 있다면 성폭력이나 성범죄가 줄어들 것이다'라는 주장"이라며 "성매매 공창제라든지 성매매 합법화와 굉장히 유사한 논의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성매매를 합법화한 지역의 성폭력이 증가한다는 전혀 반대되는 결과가 나온다. 여성을 거래 대상으로 보고 인격화하지 않고 비인격화시키고 폭력과 혐오에 둔감해지게 하는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리얼돌의 합법화 또한 이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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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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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리얼돌 판매 대행업체에서 '연예인 및 지인 등 원하는 얼굴로 리얼돌을 주문 제작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서 부대표는 "내가 실제로 그런 일방적인 그런 강간이라든지 성추행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도, 내 얼굴을 가진, 같은 위치에 점이 있고 상처가 있는 그 인형이 자위기구로 사용되는 게 불쾌하고 폭력적이라는 점에서 여성들이 분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부대표는 이어 "최근 '여성들이 국민 청원 등 분노하는 게 사실 리얼돌을 향한 질투였다'는 주장이 있다"면서 "이런 해석 방식에는 여성 혐오적인 맥락이 강하게 녹아들어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현정 앵커는 "성인용품 업체 사장님들 중에는 '소아 리얼돌 등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하는 선에서의 리얼돌 판매를 금지하는 규제는 어떠냐'고 제안하는 분들도 계신다"고 질문했다.


이에 서 부대표는 "소아 리얼돌은 인권 침해이고 혹은 또 성인 여성을 재현한 리얼돌은 인권 침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왜 그런 구분이 되는 건지 오히려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남성의 시선으로 분절되었다가 다시 조립되거나, 과도하게 성적 이미지가 투영되거나, 혹은 폭력과 혐오를 용인하는 방식의 모든 리얼돌의 유통 및 수입금지가 인권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가연 인턴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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