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파 "정 대표가 비대위 거부", 정동영 "당권 투쟁 수용 못해"
일부 "박지원이 정 대표 흔들어"
현 평화당 체제를 유지하며 '자강(自强)'으로 가자는 정동영 대표 측에 맞선 '신당파' 의원들은 이날 회의를 열고 이같이 뜻을 모았다. 신당파 대표 격인 유성엽 원내대표는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정 대표에게 제3지대 신당 결성을 위해 당대표직을 내려놓고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하자고 제안했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탈당 결의에 동참한 의원은 유 원내대표를 비롯해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등 10명이다. 이들 외에 김경진 의원도 탈당 후 일단 무소속으로 독자 노선을 걸을 계획으로 알려져 평화당은 총 11명의 이탈이 예고됐다. 이 경우 평화당에는 정동영 대표와 조배숙·황주홍·김광수·박주현 의원 등 5명만 남게 된다.
8일 민주평화당에서 탈당하기로 결의한 ‘신당파’ 전·현직 의원들이 국회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신당파 대표인 유성엽 원내대표, 최경환 의원, 이윤석 전 의원. /이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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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파는 곧 외부에서 대표를 영입하고 국회 비교섭단체로 등록해 창당을 위한 세력 규합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탈당 실행은 12일에 하기로 한 만큼 정 대표 측과 추가 협상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정 대표는 "당권 투쟁, 전당대회 불복 투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대표직을 내놓을 뜻은 없다는 것이다.
평화당 분당이 현실화될 경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평화당 신당파는 무소속 및 바른미래당 내 호남 출신 의원들과 함께 제3지대 신당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바른미래당도 분열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신당 창당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신당파는 바른미래당 호남파에 앞서 같은 당 출신 김경진 의원과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을 영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부터 신당 합류에 선을 긋고 있다. 또 바른미래당 호남파도 안철수 전 대표가 해외 체류 중인 가운데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갈등을 빚고 있어 쉽사리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신당파의 한 의원은 "결국 내세울 만한 '대선 주자'를 영입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신당 창당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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