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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정수량·정수능력 모두 잡은 비결은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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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웅진코웨이 시루 2.0 필터 개발한 윤성한·조성곤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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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시루2.0필터를 개발한 윤성한(오른쪽), 조성곤(왼쪽) 연구원./사진제공=웅진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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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성공을 확인했을 때, 임원에게 보고한다고 건물 3개 층을 숨도 안쉬고 뛰어 올라갔습니다."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정수기 정수기술이 적용된 '시루(CIROO, Coway Intensive Reverse Osmosis) 2.0 필터' 개발에 성공했을 때 윤성한·조성곤 웅진코웨이 연구원은 얼싸안고 소리를 질렀다.

웅진코웨이에서 필터 연구만 십수 년. 이들에게 "진일보한 정수기를 만들어보라"는 이해선 웅진코웨이 대표 지시가 떨어진 것은 2017년 일이다. 이미 해수를 담수화하는 수준에 이른 역삼투압 방식의 알오(RO, Reverse Osmosis)필터에서 더 이상의 진보를 이뤄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윤 연구원은 "서로 멍하니 얼굴만 바라보던 시간이 두 세 달은 된 듯 하다"며 "몇 번이나 포기하려고 했다. 입맛을 잃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아이디어의 단초는 해외 특허기술을 살피다가 발견한 미특허 기술 이미지였다. 이 이미지에서 유속을 향상시키는 힌트를 발견했다.

조 연구원은 "아이디어의 핵심은 계곡의 넓은 곳은 물살이 느리지만 좁은 곳에 이르면 빨라지는 원리"며 "물길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면 정수속도를 높일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종전 알오필터는 이온물질 제거에는 탁월하지만 정수된 물이 천천히 나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직수형 필터의 경우 정수능력에 한계가 있었다. 두 필터의 장점만을 합친 정수기는 이렇게 탄생했다.

시루는 미세한 기공이 있어 물 빠짐이 좋은 한국 전통 옹기 '시루'를 모티브로 이름이 붙여졌다. 알오필터 대비 필터 면적을 30% 넓혀 물의 양을 1분당 0.03~0.04리터로 늘린 것이 시루 1.0이라면, 시루 2.0은 필터 면적을 7배 늘리고 유속을 크게 높여 분당 1리터를 배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1분당 1리터의 정수량은 종전 알오필터의 30배에 이른다. 직수 정수기에 가까운 물을 배출하면서도 정수 능력은 역삼투압과 같은 성능을 유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먹는 물에 대한 안전성이 부각되면서 정수기 시장의 주도권이 직수형 제품에서 다시 역삼투압으로 넘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인천에서 시작된 붉은 수돗물 사태와 충북 청양 정수장에서 검출된 우라늄 수돗물 사태 등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윤 연구원은 "최근 수돗물 이슈처럼 수질환경과 저수조 관리가 우려된다면 시루직수정수기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차별화된 필터를 계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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