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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친서 외교’로 북·미 대화 재시동…이달말 협상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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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이 내게 친서 보내

20일 한미훈련 끝난 뒤 협상 희망

단거리미사일 시험에 작은 사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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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듯했던 북-미 대화 열차가 다시 움직일 조짐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오는 20일까지 실시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뒤에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밝혔다는 것이 동력이다. 이달 하순 북-미 실무협상이 열릴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나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미 연합 훈련이 끝나자마자 만나서 협상을 시작하고 싶다고 매우 친절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으로부터 어제 3쪽짜리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소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그것은 긴 친서였다. 그중 많은 부분은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드는(ridiculous and expensive) 훈련에 대한 불평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것은 또한 단거리 미사일들 시험에 대한 작은 사과였고, 이런 시험은 훈련이 종료될 때 중단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은 이달 초부터 오는 20일까지 실시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조처라고 설명하고, 조속한 실무협상 재개를 원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김정은을 보기를 고대한다!”고 3차 북-미 정상회담 의지를 거듭 밝히고, “핵 없는 북한은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들 중 하나로 북한을 이끌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는 북한이 한국시각 10일 오전 5시34분과 5시50분께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진 지 15시간여 만에 나왔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6월 말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 뒤 5번째다. 이날부터 뉴저지주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여름휴가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은 휴가 중에 트위트로 친서 내용을 신속히 공개해, 북 미사일 발사에 따른 긴장 고조를 막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연합 훈련 종료 전에 북한이 추가로 미사일을 다시 쏘더라도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은 아니라고 공표한 셈이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단거리라 괜찮다”고 말해왔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를 지속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그 이유를 설명하고 협상 재개 희망을 밝힘에 따라, 이달 하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종료 뒤 북-미 실무협상 개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은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으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당시 언급했던 ‘7월 중순’을 훌쩍 넘겼다. 이런 가운데 두 정상 간 ‘친서 외교’가 다시 힘을 불어넣는 모습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7일 “두어 주 안으로 협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것까지 비춰볼 때, 북-미는 한-미 연합훈련 뒤 실무협상을 개최하는 데 물밑 공감대를 이뤄온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실무협상의 성공과 이후 3차 정상회담 개최는 양쪽이 기존보다 얼마나 유연해진 입장을 준비했는지에 달려 있다.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쪽 차석대표는 <한겨레>에 “실무협상들을 해보면 북한이 체제안전 보장과 관계 정상화, 대북 경제제재 해제의 대가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에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김정은이 이 목표에 의지가 있고, 미국이 ‘행동 대 행동’ 방식으로 전진해나갈 의지가 있다면 비핵화는 성취 가능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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