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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엡스타인 교도소에서 자살…美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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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66·사진)이 지난 10일 오전(현지시간) 교도소 감방에서 목을 매 숨진 상태로 발견되면서 미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엡스타인이 지난달 한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연방 교도소의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특히 엡스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의 전·현직 고위급 인사들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그의 죽음을 놓고 진실 공방이 오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교도소 감방에서 목을 매달아 숨진 채 발견됐다. 교도소 관계자는 그의 죽음이 명백한 자살로 보인다고 밝혔으며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정확한 사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엡스타인이 수감된 맨해튼 메트로폴리탄 교도소는 사건 발생 12일 전 엡스타인에 대한 자살 방지 감시 프로그램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엡스타인은 지난달 보석 청구가 기각된 이후 교도소 감방에서 목 주위에 타박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자살 기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엡스타인은 자살 방지 감시 대상에 올랐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6일 만에 해당 조치가 해제됐다"고 NYT는 교도소 관계자 말을 인용해 전했다.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엡스타인이 연방 교도소 구금하에서 명백한 자살로 죽은 채로 발견됐다는 사실에 경악했다"며 "그의 죽음은 반드시 답해져야 할 심각한 의문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바 장관은 FBI와 더불어 법무부 감찰관도 엡스타인의 사망을 둘러싼 상황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트위터 게시글을 리트윗하면서 논란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 해당 트윗은 보수 성향의 배우 겸 코미디언인 테런스 윌리엄스가 올린 것으로 "제프리 엡스타인은 빌 클린턴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제 죽었다"며 클린턴 전 대통령을 저격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윌리엄스는 "'트럼프 희생자(TrumpBodyCount)'라는 해시태그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우리는 누가 그것을 했는지 알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하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즉시 반발했다. 그는 "터무니없다. 당연히 사실이 아니며 도널드 트럼프도 그것을 알고 있다"면서 "수정헌법 제25조는 아직 발동되지 않은 건가?"라고 적었다. 미국의 수정헌법 제25조는 대통령이 부재하거나 직무 불능 상태일 때 그 권한을 승계하는 절차를 규정하는 것으로, 대통령이 감정적으로 불안정해 국가 안위를 위협하는 경우 행정 각부 장관과 연방의회 과반수 동의로 대통령의 직무 불능을 선언할 수 있도록 한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2002~2005년 플로리다와 뉴욕 자택에서 미성년자 20여 명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지난달 6일 체포돼 기소됐다. 이번에 유죄가 확정되면 최장 45년형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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