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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AI가 몰고올 혁신의 시대…기업들 `행동하는 별동대`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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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전미경영학회 ◆

매일경제

9일 미국 보스턴 소재 한 호텔에서 줄리언 버킨쇼 런던 비즈니스 스쿨 교수(오른쪽)와 전미경영학회(AOM) 국제경영분과 차기 회장인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 교수가 대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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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버킨쇼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가 지난 9일(현지시간)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업들에 곧 '불확실성 경영 변수 증가'라고 규정했다.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 발달이 몰고 올 변화를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데다 기업들이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애자일(agile) 조직' '다기능 팀(cross―functional team)' 등을 실험하고 있지만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래도 버킨쇼 교수는 혁신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변화는 필수이며 이에 대한 방향성을 갖고 '액션'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이러한 기업들의 혁신 노력에 방해가 되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버킨쇼 교수와 전미경영학회(AOM) 국제경영분과 차기 회장인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 교수가 대담한 내용.

―4차 산업혁명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는 현재 4차 산업혁명의 중간 정도에 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기업들의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현재 단계는 단순한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수준이다. AI의 최종 단계는 인간과 상호 작용하는 것이다. 음성비서 등에 명령을 할 수는 있지만 아직 상호 작용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단순한 일을 자동화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 시각에서 볼 때 AI는 위협인가, 기회인가.

▷AI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기업 활동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근로자들을 감시·감독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AI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과 대화하고 상호 작용하는 것이다. AI 발전 단계별로 보면 '매뉴얼(manual)' '인지(cognitive)' '감정(emotional)'으로 점차 진화한다고 볼 수 있다. 기업 관점에 보면 AI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할 필요가 생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독특한 일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AI가 대체하지 못한 직업군은 크게 두 개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저임금 직업, 다른 하나는 고임금 직업이다. 저임금 직업은 간호사, 교사 등 인간관계 상호 작용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고임금 직업은 최고경영자(CEO), 기업 고문, 예술가, 디자이너 등 인간 판단력·창의력에 기반을 둔 것이다. 그 중간에 있는 회계사, 트럭 운전사, 제조·생산직 등 중간임금 직업은 사라질 것이다.

―저서 '패스트 포워드(Fast Forward)'에서 기업들이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한 전략은.

▷세계는 빨리 변하고 있다. 두세 명으로 구성된 스타트업은 빠르게 대처할 수 있지만 대기업은 그러지 못한다. 세 가지 솔루션이 있다. 첫째, 대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료주의에서 배제된 개별 팀을 만드는 것이다. 사내 벤처 등 스타트업 특징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회사가 변할 수 없다고 인정하고 스타트업을 매수하는 것이다. 셋째, 대기업 전체 조직을 바꾸는 것이다. 소위 애자일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애자일은 유연성과 민첩성을 강조하며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조직 형태를 뜻한다.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는 세계 유수 게임회사들을 매수하고 있다.

―애자일 조직이 되기 위한 과제는.

▷미국 유럽 등 어느 나라에 상관없이 규모가 커지면 조직이 경직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두 가지 과제가 중요하다. 첫째로 다기능 팀이 필요하다. 이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각 부서 직원을 차출해 한시적으로 구성하는 팀이다. 이는 수직적 경영 방식을 타파한다. 둘째, 책임 강화(full responsibility)다. 이는 의사 결정 과정이 톱다운이 아니라 보텀업 형식이다. 이들이 어젠다를 설정하고 상사에게 이를 전달하기 때문에 경영자 측면에서는 사실상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정보화 시대에 '애드호크라시(adhocracy)'가 부상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정의는.

▷산업화 시대에는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관료주의 행태가 나타났다. 이에 대비되는 것이 지식과 브레인 파워에 기반한 실력주의(meritocracy)다. 실력주의에서는 누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내 주장을 펼치고 납득시키려는 행태가 강하다. 애드호크라시(전통적 관료제 구조와는 달리 융통적·적응적·혁신적 구조를 지닌 특별임시조직)는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행태가 강하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관료주의는 규칙을 이해하는 데, 실력주의는 설득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반면 애드호크라시는 '액션 지향적'이다.

▶▶버킨쇼 교수는…
△1964년 출생 △1987년 더럼대 학사△1991년 웨스턴온타리오대 MBA △1995년 웨스턴온타리오 경영학 박사 △세계 경영 사상가 목록인 '싱커스(Thinkers)'에 선정 △2019년 제2회 '아모레퍼시픽 우수 교육자상' 수상자 선정 △주요 저서 '패스트 포워드' '글로벌 기업의 기업가 정신' '더 좋은 보스 되기' 등

[특별취재팀 = 보스턴 = 이진우 산업부장(팀장) / 장용승 특파원 / 서울 = 한예경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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