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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브렉시트 배후 조종자’로 불리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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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수석보좌관 커밍스, 3년 전부터 캠페인 이끌어

직설 화법·비타협 ‘호불호’

“영국 향방? 그의 블로그 봐”



경향신문



보리스 존슨 총리의 영국이 유럽연합(EU)과의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합의 없는 EU 탈퇴)를 향해 질주하면서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보좌관(48·사진)이 영국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존슨 총리의 ‘오른팔’로 불리는 커밍스에 대해 ‘브렉시트의 배후 조종자’ ‘브렉시트의 주술사’라는 별명을 붙였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존슨 총리의 영국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알고 싶다면 커밍스의 블로그를 읽어보라”고 지적했다.

커밍스는 2016년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탈퇴 진영 캠페인을 이끈 선거 전략가다. 커밍스는 브렉시트를 통해 EU 분담금 3억5000만파운드(한화 약 5141억원)를 국민건강서비스(NHS)에 투자할 수 있고, EU에 남을 경우 터키인들의 대규모 영국 이주가 일어날 것이라고 선전했다.

보리스 존슨이 NHS 관련 구호를 대문짝만하게 써붙인 ‘브렉시트’ 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게 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NHS와 터키에 대한 이야기는 ‘가짜뉴스’였지만 EU와 이민에 대한 영국인들의 반감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커밍스는 “극단적으로 불투명하고, 느리고, 관료적인” EU에서 벗어나야 영국이 역동적이고 유연한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브렉시트를 영국의 개혁을 위한 충격으로 보는 것이다. 실제 국민투표 과정에서의 커밍스의 역할은 데이비드 컴버배치 주연의 TV 드라마로 제작돼 지난 1월 채널4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옥스퍼드에서 역사를 전공한 커밍스는 러시아에서 사업에 실패한 후 정치 캠페인으로 눈을 돌렸다. 2000년대 초 영국의 유로가입 반대 캠페인 본부장을 지낸 그는 2002년 당시 보수당 대표 이언 덩컨 스미스의 전략가로 발탁됐다. 2010년에는 마이클 고브 당시 교육장관 특별고문으로 교육개혁 작업에 간여했다.

다만 그의 직설적 화법과 비타협적 태도를 두고는 보수당 내에서조차 호불호가 갈린다. 커밍스는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을 “두꺼비처럼 게으르다”고 공격한 바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는 “(커밍스는) 전문적 사이코패스”라고 했다.

그럼에도 존슨 총리가 커밍스를 수석보좌관으로 임명한 것은 오는 10월31일 반드시 브렉시트를 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커밍스는 관료 조직을 채찍질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정부 보좌진들을 불러모아 ‘노딜’ 준비 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정부의 브렉시트 정책에 관련된 정보를 언론에 유출할 경우 해고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커밍스가 관료사회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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