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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덜 먹고 덜 써도 소득 바닥…'고령 자영업자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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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세 이상 자영업자…소득과 지출 모두 최하위

    지출 제외한 소득 최저임금에도 못 미쳐

    학력 낮을수록 빈곤 가능성 높아져…건강에도 악역향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최근 베이비부머들이 은퇴와 함께 생계형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허리띠를 졸라매는데도 소득은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2일 발간한 ‘자영업가구 빈곤 실태 및 사회보장정책 현황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중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은 63%로 OECD 평균 (27.3%)보다 2배보다 많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며 비자발적인 생계형 창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0세 이상 고연령층 중 종업원을 고용하지 않은 자영자의 소득은 2017년 기준 218만원으로 집계됐다. 40세 미만 청년 자영업자(213만원) 보다 5만원 많지만 40대 자영업자(234만원), 50대 자영업자(246만원)와 비교하면16만~28만원이 더 적다.

    이들의 지출규모 역시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 기준 60대 자영자 지출은 118만원으로 40대 148만원, 50대 137만원, 40세 미만 130만원과 비교해도 최소 12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덜먹고 덜 쓰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지출을 제외한 소득은 100만원으로 최저임금(179만5310원)에도 못 미친다.

    여기에 학력과 산업에 따라 소득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최종학력이 초등학교 이하인 경우 소득은 321만원으로 전체 중 가장 낮았고 △고등학교 330만원 △대학 이상 380만원 △중학교 433만원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음식숙박업이 325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그 뒤를 도소매업 330만원, 제조업 342만원, 기타 398만원, 건설업 404만원 등이다. 저학력이면서 고령층, 음식숙박업에 종사할 경우 자영자의 소득 수준은 상대적으로 더 열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득 악화는 장시간 근로, 건강악화로도 이어진다. 자영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52.8시간이었지만 이들 중 38%는 주당 68시간 가까이 일했고 15.1%는 68시간 이상 일했다. 자영업자 2명 중 1명 이상은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소득이 충분하지 않아 더 오래 일하지만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연한 과잉 근로는 건강문제로도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자영업자는 지난 12개월 동안 대부분 근육통이나 두통과 같은 신체적 문제를 겪었으며, 이러한 건강상의 문제가 업무와 높은 비율로 연관이 있다고 응답했다. 자영업자는 주요 건강 문제로 상지근육통(28.9%), 전신 피로(28.3%), 하지근육통(19.4%), 두통 및 눈의 피로(14.2%), 요통(13.0%)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이아영 부연구위원은 “자영업 종사자들을 모두 동질적인 집단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자영자가구와 고용주가구를 분리해 자영자 가구의 각 계층에 특화된 사회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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