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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점점 더 아픈 류마티스 관절염…과도한 혈관 ‘태반성장인자’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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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핵심인자로 ‘태반성장인자’를 지목했다. 앞으로 이 태반성장인자를 조절하는 약물을 개발하면 면역체계 이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완욱 가톨릭대 의대 교수 연구팀이 병든 림프구를 자극해 정상적인 면역체계에 혼란을 일으키는 결정적 인자로 태반성장인자의 역할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선비즈

태반형성인자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생쥐 (그림 A의 윗부분)에 비해 태반성장인자가 부족한 생쥐(그림 A의 아랫부분)에서 뒷다리 관절의 붓기가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관찰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창의시스템의학연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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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반성자인자는 혈관을 생성하는 주요 인자 중 하나다. 임신 중 태반에서 생산돼 태반 내 혈관 형성과 영양막 성장을 촉진시킨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 내에서 정상인 관절보다 4배 이상 많이 발견된다.

연구진은 이 태반성장인자가 병든 림프구에서 다량 분비돼 혈관 형성을 과도하게 유발한다는 것을 관찰했다. 이로 인해 류마티스 관절염 등 병이 생긴 부위에 혈관이 잘 발달된 경우 증상이 악화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 결과, 태반성장인자는 ‘인터루킨17’이라는 면역반응 유도 물질을 상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바이오의약품들 중 일부는 이 인터루킨 17을 차단하는 기전으로 개발됐다.

연구진은 태반성장인자를 만드는 림프구를 제거한 생쥐의 다리에 만성염증을 유도했다. 뒷다리 관절의 붓기가 현저히 줄어드는 등 인터루킨 17을 만드는 염증반응은 감소했다. 반대로 태반성장인자를 많이 만드는 림프구를 만들면 인터루킨 17이 증가하면서 증상이 나빠졌다.

이는 태반성장인자가 인터루킨17을 조절하는 한 단계 위의 새로운 약물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활용하면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등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

김완욱 교수는 "태반성장인자를 억제할 경우 혈관의 증식과 림프구의 비정상적인 활성을 감소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면서 "부작용 없이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난치성 면역질환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핵심적인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 8월 13일자에 실렸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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