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이틀 연속 공항점거
공항 고속철도도 12분 지연 운행
중국, 공항 사태 개입 빌미로 쓰나
검은 옷을 입은 홍콩의 반정부 시위대가 13일 홍콩 국제공항에 모여 이틀 연속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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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대의 점거로 항공기 운항이 14시간 동안 중단됐던 홍콩 국제공항이 13일 오전 운항을 재개했지만, 수백명의 시위대가 다시 모여들고 있어 여행객들의 불편이 계속될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오후 1시쯤부터 홍콩 국제공항에 수백명의 시위대가 재집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은 옷을 입은 반정부 시위대는 입국장에 모여 시위를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전날(12일) 공항을 점거했던 시위대 지도부가 이날 오후 다시 모여 시위를 벌이자며 추가 시위를 독려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홍콩 국제공항은 운항 중단 사태가 재발할까 노심초사하며 시위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항 측은 시위대의 공항 재점거에 대비해 비상상황센터를 가동해 대응하고 있다. 또 항공기 운항 시간을 조절해 이·착륙 항공편 수를 줄인 상태다.
시위대 점거로 인해 홍콩 국제공항은 12일 밤과 13일 새벽 극소수 항공편을 제외하고 대부분 운항이 취소됐다. 교도통신은 홍콩 공항 폐쇄로 항공기 230여 편이 결항했다고 보도했다. 13일 오전 6시부터 공항 운영이 재개됐지만, 스케줄 조정 등으로 인해 이날 운항이 취소된 항공편이 300편을 넘는다.
SCMP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오후 2시 30분께부터 체크인 통로 주변을 에워싸고 항공편으로 홍콩을 떠나려는 이들의 출국수속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제1터미널의 북쪽 출발 게이트에서 한 여성이 시위대의 저지선 돌파를 시도하며 '집에 가고 싶다'고 소리를 쳤다"고 보도했다.
전날 홍콩 국제공항에는 시위대 1만여명이 운집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결국 오후 4시를 기점으로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홍콩의 하늘길이 막힌 것은 홍콩의 95년 국제공항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한편 중국 정부가 홍콩 국제공항 운항 중단 사태를 무력진압의 빌미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국제공항 운항 중단 직후 중국 정부가 홍콩의 반정부 시위에 '테러리즘'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쓰면서다.
양광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임시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 사태에 대해 "테러리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법에 따라 단호히 단속하고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인민정부 홍콩특별행정구 주재 연락사무소도 성명에서 "테러 만행을 내버려두면 홍콩은 끝없는 심연으로 떨어질 것"이라 경고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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