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첫 공판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호송차에 오르는 고유정의 머리채를 잡아 당기고 있다. 제주=뉴시스

고유정(36)의 변호인 A씨가 사건 초기 당시 성폭행 의혹 수사가 부실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A씨는 지난 1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이뤄진 고유정의 1차공판에 참여해 고유정을 변호했고 ‘촛불판사’로 알려진이는 아니다. 촛불판사로 알려진 이는 13일 가족의 건강상태를 이유로 고유정의 변호를 포기했다.

1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A씨는 고유정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성폭행 때문에 범행을 했다는 주장을 해왔는데 관련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적인 사건이었다면 성폭행 과정은 어땠는지, 피의자의 진술이 맞는지부터 제대로 조사를 해야 한다”며 “그동안의 수사결과 만으론 수사기관이 일방적으로 성폭행 주장을 안 믿은 것”이라고 전했다.

고유정의 변론을 맡은 것에 관해서는 “공판기록을 봤더니 피고인(고유정)이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며 “계획살인이라고 보기에도 허점이 있어 (피고인) 가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변호를 맡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고유정의 1차 공판에서 A씨는 3가지 이유를 들어 고유정의 감형을 주장했다.

첫번째는 피해자인 전 남편 강모(36)씨는 변태성욕자로 고유정에게 변태적 성행위를 강요해 우발적 살인이었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아버지가 죽고 혼자 남은 아들을 육아하기 위해 책임을 져야 하니 선처를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세번째는 강모씨가 고유정을 성폭행하려 했고 고유정은 이를 피하기 위해 강모씨를 살해했다는 것이었다.

A씨는 “피고인은 6년의 연애기간 내내 순결을 지켰다. 혼전순결을 지켜준 남편이 고마워 성관계 요구를 거절한 적이 없다”며 “변태적인 성관계 요구에도 사회생활을 하는 전남편을 배려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유정의 계획범죄를 의심하게 만드는 인터넷 검색어의 경우 ‘혈흔’은 생리 후 지워지지 않는 혈흔 때문에, ‘졸피뎀’은 버닝썬 사건때문에 궁금해서, ‘뼈무게’는 현 남편에게 감자탕을 끓여주기 위해서 라는 등의 변호를해 이 과정에서 방청을 한 시민들은 고유정에 대한 야유를 계속했고 재판장이 이를 제지했다.

고유정의 2차 공판은 다음달 2일 오후 2시 제주지법에서 열린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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