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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ESC] 화장품 독립운동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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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전 세계 뷰티 트렌드 주도

그 중심에 있는 ‘인디 뷰티 브랜드’

설립자 고민으로 출발한 경우 많아

소자본, 소규모 화장품 업체

윤리적 소비 밀레니얼 세대와 조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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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뷰티 시장의 패권은 유럽이 쥐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뷰티 산업의 힘은 막강했다. 풍부한 경험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전 세계 뷰티 트렌드를 주도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한국을 비롯한 그 외의 나라가 자체 브랜드를 선보였지만, 후발 주자는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고 아류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만 달았다.

최근 전 세계 뷰티 시장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한류 열풍을 기반으로 한 케이(K)뷰티가 주목받으며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중심에 아모레퍼시픽, 엘지(LG)생활건강 등 대기업만 있는 건 아니다. ‘인디(indie) 뷰티 브랜드’가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 생소하고 낯선 소규모 브랜드가 케이뷰티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바다 건너 쭉쭉 뻗어 나가는 ‘인디’

‘인디’는 인디펜던트(independent)의 약자로 말 그대로 ‘독립적인’ 브랜드를 뜻한다. 대표적인 브랜드 디어달리아는 소규모로 시작했지만, 지난 5월말 타이에 진출했다. 디어달리아는 타이 최상류층인 ‘하이소’(high-society)가 주요 고객인 엠포리움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고급 화장품 편집매장인 비에프에프(BFF) 다섯 곳에도 진출했다. 크리스티앙 디오르, 샤넬 등 고급 브랜드가 입점한 타이 고급 백화점에 한국의 소자본 ‘인디’ 화장품이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디어달리아는 미국과 프랑스 론칭도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인디 뷰티 브랜드의 맏이 격인 헉슬리도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한방 화장품이라는 동양적인 콘셉트를 내세워 탄생한 이스라이브러리(EATH library)는 영국의 유명 건축, 디자인 잡지 <월페이퍼>가 발표하는 ‘2019 월페이퍼 디자인 어워드’에서 베스트 라인업에 선정되는 등 주목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다. 광양 매실, 문경 오미자, 제주 유자 등 유기농 제철 재료를 사용한 브랜드 시오리스는 세계 3대 화장품 박람회 중 하나인 ‘코스모프로프 노스 아메리카 2019’(Cosmoprof North America 2019)에서 ‘디스커버 그린 섹션’(Discover Green Section)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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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세운 ‘인디 뷰티 브랜드’의 성과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가장 큰 특징은 브랜드 개발자가 직접 운영한다는 점. 거대 자본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 설립자 대부분은 자신이 필요해서 제품을 개발한다. ‘러브 유어 보디, 러브 유어셀프’(Love Your Body, Love Yourself)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러브바드는 설립자 김현정 대표가 자신의 피부 트러블을 해결하기 위해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그는 청소년기에 생기는 튼살이나 등에 난 여드름, 다리의 모공각화증 같은 피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품을 찾았지만, 특화된 것을 찾을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자신이 직접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기존의 뷰티 산업이 겉모양 치장에만 집중했다면 김 대표는 보이지 않는, 숨겨져 있는 피부의 고통에 귀 기울였다.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알리고, 신제품을 소개한다. 과거 뷰티 제품이 백화점, 플래그십 스토어, 드러그 스토어 등 오프라인 매장을 주요 판매처로 삼았던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 에스엔에스 등에 달린 댓글을 통해 고객들의 반응을 실시간 체크해 발 빠르게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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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산업의 주요 소비층, 밀레니얼 세대

과거 화장품 시장에서 강력한 마케팅 무기는 ‘럭셔리’ 이슈였다. 고급스러운 용기에 최고급 원료를 넣어 만든 고가의 화장품이 불티나게 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여성들에게 화장품은 생활필수품인 동시에 사치품이었다. 효능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이미지’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고가 해외 브랜드 화장품 판매에 날개를 달아줬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주요 소비층도 바뀌고 있다. 지금 주요 소비층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초~2000년대)다.

밀레니얼세대는 기성세대와 소비의 방식이 다르다. ‘테크세대’로도 불리는 이들은 청소년 때부터 휴대폰, 태블릿 피시 등을 이용해 각종 정보를 습득한 세대다. 이들의 우수한 정보 검색 능력은 제품 구매와 연결된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화장품을 고를 때 더 신중하다. 공동체보다 ‘나 자신’을, 타인의 시선보다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브랜드의 윤리 의식이나 정치적 사안까지 고려한다. 윤리적 만족감을 추구한다. 이들의 성향이 인디 뷰티 브랜드의 탄생과 성공을 견인했다고 분석하는 전문가가 많다.

디어달리아는 비건 색조 브랜드다.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성향을 가장 잘 파악한 브랜드로 꼽힌다. 시중에 판매되는 메이크업 제품 다수가 동물 실험을 거친 것이다. 디어달리아 민슬기 본부장은 “윤리적 소비를 제품 구매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세대의 특징을 살폈다”며 “오랜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동물 실험과 동물성 원료 사용을 100% 배제하는 ‘비건&크루얼티(Cruelty) 프리’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구매에 앞장섰다. 대리석 패턴을 입힌 용기도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젊은 세대를 사로잡은 감각적인 제품 디자인이라는 평을 듣는다.

소비자가 소비자를 위해 만든 뷰티 브랜드

하루에도 수십개 뷰티 브랜드가 탄생하고, 그보다 더 많은 브랜드가 자취를 감춘다. 경쟁이 치열하다. 인디 뷰티 브랜드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들의 가파른 성장세를 눈여겨본 화장품 대기업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인디 뷰티 브랜드 콘셉트를 표방한 브랜드 론칭을 기획하거나 그들의 마케팅과 유통 방식을 차용한다. 유통 채널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인디 뷰티 브랜드’ 섹션을 따로 마련했다. 프랑스 화장품 전용 유통사 세포라(Sephora)를 비롯해 국내 뷰티 전문 매장인 시코르와 여러 드러그스토어에서도 인디 뷰티 브랜드 제품을 비치하고 있다.

러브바드의 김현정 대표는 “소비자가 소비자를 위해 만든 제품이 인디 뷰티 브랜드다. 고객의 니즈에 주목하고 솔직해져야 한다. 대중의 공감으로 출발했지만,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믿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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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뷰티 브랜드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생존을 위해서는 우수한 제품 개발과 기발한 홍보 전략, 차별화된 개성을 갖춰야 한다. 인디 뷰티 브랜드들이 두루 갖춘 특징들이다. 전 세계를 끌어당기는 케이뷰티의 힘은 ‘소비자가 소비자를 위해 만들어내는 인디 뷰티’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신경미(패션·뷰티 칼럼니스트)

▣ 늦여름 피부 관리법

가을이 코앞이라고 뜨거운 태양을 얕잡아 보면 안된다. 한여름보다 기미나 검버섯이 더 생길 수 있다. 자연스러운 화장을 추구하는 인디 뷰티 브랜드로 늦여름 피부 관리에 나서보자.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원한다면?

물을 머금은 듯 수채화처럼 발색 되는 립 제품 하나면 충분하다. 여러 번 바를수록 자연스럽게 물드는 립 제품은 입술뿐만 아니라, 볼 위에 발라도 그럴싸한 블러셔가 된다는 사실! 뛰어난 메이크업 기술이 없어도 자연스럽고 완성도 높은 메이크업을 구현할 수 있다. 인공적으로 발색력을 낮춰 옅게 발라지는 제품들도 속속 시장에 출시되고 있으니 눈여겨볼 것!

가르마는 자주 바꿀 것

작렬하는 태양은 얼굴 위에 거뭇거뭇한 흔적을 만든다. 그렇다면 두피는? 신체 중 태양과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곳이 바로 두피. 두피에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를 수 없다면 햇빛에 노출되는 부분을 수시로 바꿔줘야 한다. 한쪽 가르마를 지나치게 오래 고수하면 두피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높은 온도는 피부 노화의 지름길

여름철 피부는 강렬한 자외선과 뜨거운 열기 때문에 쉴 틈 없이 자극받는다. 무더위에 피부 온도가 한껏 올라가면 모공은 크게 열리고 피부는 급격히 건조해진다. 피부 건조는 탄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선 자외선 차단제는 쿨링(cooling) 효과가 있는 젤 타입을 사용하고, 외출 후에는 피부 진정에 효과가 좋은 젤을 사용하는 게 좋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용하는 반영구 쿨링 마사지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마사지기에 ‘수딩젤’(진정 젤)을 묻혀 부드럽게 굴려주면 피부 온도를 빠르게 낮출 수 있다.

신경미(패션·뷰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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