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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車·실손보험 손실 눈덩이… 6대 손보사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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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 곤두박질 / 車보험료 올 두차례 올렸지만 / 정비수가 올라 손해율 90%대 / 백내장 치료 등 과잉진료 늘어 / 실손보험 손해율은 최고 147% / 여론·당국 눈치… 보험료 못올려

세계일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2분기 실적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도수치료 등 과잉진료로 실손의료보험 손실이 크고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높은 탓이다.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손해보험사들은 여론과 당국 눈치를 보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6대 손보사의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화재 2분기 순이익은 1952억5800만원으로 전년 동기(3645억1600만원)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의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5%, 43.6%, 2.57%, 92.4%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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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가 유일하게 순이익이 늘었다. 메리츠화재는 순이익이 703억4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2.1%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보장성 보험 매출이 증대됐고 자산운용 이익률이 업계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손해보험사들이 맥을 못 추는 건 지나치게 높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때문이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사는 고객에게서 받은 돈보다 보험금으로 주는 돈이 더 많아 적자를 겪게 된다.

올해 6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4~91.4%에 이른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더 심각하다. 6대 손보사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115.1~147.4% 수준으로 100%를 훌쩍 넘었다. 손해보험을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뜻이다. 업계는 자동차보험은 77~78%, 실손보험은 80% 내외의 손해보험률이 적정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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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정비수가 인상 등으로 보험금이 올라가면서 덩달아 높아졌다. 지난 1월과 6월 각각 3%, 1.5% 보험료를 올렸다지만 원가 상승분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손보험도 백내장치료, 도수치료, 한방 추나요법 등을 중심으로 과잉진료가 늘면서 손해율이 상승했다. 백내장의 경우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백내장 수술과 시력 교정 수술 등을 함께 하면서 보험금을 과잉 지급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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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들은 실적 악화 속에서도 뚜렷한 타개책이 없어 울상이다. 보험료를 올리는 게 유일한 대안이지만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입장이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계속 나빠져 상황이 더 악화하면 검토할 순 있겠지만 계획을 말하기에 굉장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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