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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공사장 승강기 15층서 추락 3명 사망…또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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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아파트 현장 3명은 부상

30대 형제 형 죽고 동생 중상

고정 볼트 풀리며 사고 추정

건설노조는 “안일한 대처 탓”



경향신문

처참한 사고 현장 조사 14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에 있는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공사용 엘리베이터가 15층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후 현장 감식 요원들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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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속초시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공사용 승강기가 추락해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함께 작업하던 30대 형제 중 형이 숨지고 세 살 터울의 동생이 중상을 입었다.

14일 오전 8시28분쯤 속초시 조양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현장 45m 높이의 15층 외벽 부근에서 공사용 승강기(건설용 리프트)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강기에 탑승해 있던 변모씨(37) 등 건설노동자 3명이 숨지고, 지상에서 작업을 돕던 변씨 동생(34)이 크게 다쳤다. 외국인 노동자 2명도 구조물 파편에 맞아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사고 현장에서 만난 목격자는 “갑자기 위에서 ‘악’ 하는 비명이 들려 고개를 들어보니 승강기가 추락하는 게 보였다”며 “순간적으로 옆으로 피신해 피해를 모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고 직후 현장을 살펴보니 승강기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져 있고, 일부 탑승자는 바깥에 튀어나와 있었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초 이 아파트 공사현장 외벽에는 모두 4기의 공사용 승강기가 설치돼 있었으나 최근 해체 작업을 시작해 2기는 철거된 상태였다. 추락한 승강기는 남아 있던 2기 중 하나다. 노동자들은 이날 승강기에 탑승해 상층부로 올라간 뒤 한 층씩 내려오며 지지대를 철거하다가 15층 부근에서 추락사고를 당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건설용 리프트에는 세로 1.5m 정도의 정사각형 ‘마스트’가 앞뒤로 모두 4개의 볼트로 연결돼 있는데 이 볼트가 느슨하게 풀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승강기 설치·해체 작업은 아파트 시공사의 하도급업체에서 담당했고, 사고를 당한 직원들은 이 하도급업체 직원들이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정밀 현장감식을 벌인 뒤 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부실시공이나 안전의무 소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전형적 인재에 의한 안전사고로 보고 있다. 건설노조 측은 “그동안 이런 붕괴 사망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했음에도 엄격한 형사처벌 등으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보니 안일한 대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6개월마다 시행하는 정기점검에서 이런 사항들이 점검됐는지 확인하고,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시공사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건설현장의 추락사고 사망자는 290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건설현장 사고 사망자(485명)의 59.7%에 해당한다. 매년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자 건설현장 노동자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한편 이날 사고 현장에서 경상을 입은 중앙아시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후 치료를 받지 않고 종적을 감춰 경찰이 소재 파악에 나섰다.

최승현·이효상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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