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실 벽면엔 포스터 빼곡
노 실장은 지난달 1일 '평화가 경제다'는 제목의 글을 시작으로 일주일에 한 번꼴로 현 정부 경제 성과를 알리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다. 노 실장은 경제수석실 등 청와대 정책 라인에 수시로 '통계 분석 의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민소득, 가계소득 증가 등 '긍정적 지표'를 그래프로 정리한 A4 용지 크기 포스터도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다.
여권(與圈) 관계자는 "비서실장실 한쪽 벽면에 각종 그래프가 인쇄된 포스터가 빼곡히 붙어 있고, 그 수도 늘고 있다"며 "비서실장실을 찾은 인사들이 '경제 부처 사무실 같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노 실장은 '새 포스터'가 나올 때마다 번호를 매겨 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에게도 회의 때마다 배포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포스터엔 '노 실장이 생각하는 문재인 정부 성과'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며 "청와대 참모들부터 정부 성과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유리한 통계 지표만 선별적으로 강조해 경제 상황을 호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노 실장은 저임금 노동자가 줄어들었다고 했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나 자영업자 소득 감소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이번 정부 들어 중산층 가구 비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데 일부 수치로 경제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또 노 실장이 지난달 30일 정권별 경제성장을 비교하면서 연평균 성장률 대신 달러화로 환산한 1인당 GDP 증가액을 근거로 든 것은 '환율을 고려하지 않는 착시현상'이란 비판이 나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정과제위원장 오찬 간담회를 갖고 "주요 국정 과제들을 설계하고 입법이 추진될 수 있는 동력을 만드는 등 우리 사회를 차근차근 바꾸고 계신 점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반도체 산업에서 R&D (연구·개발)가 중요하다"며 "R&D는 기본적으로 불확실성을 기반으로 하니 불확실성을 버티고 믿어줄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아이 키우는 비용을 줄이고,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는 획기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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