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 발표
하지만 군 안팎에서는 이번 국방중기계획이 이 같은 동북아 군비 경쟁 외에도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현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의 전작권 전환을 원하고, 이 때문에 국방 예산을 늘려왔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번 연합훈련을 '(전작권 전환을 위한) 과업'이라고 했는데, 이 정부로서는 지금이 전작권 전환을 위한 아주 좋은 기회"라고 했다. 실제로 군 당국자는 이날 '전작권 전환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주도적 대응이 가능한 방향으로 계획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박상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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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중기계획에는 총 290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계획대로라면 연평균 58조원이 넘는 국방비가 소요되는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국방 예산이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방 예산은 46조6000억원이었다. 현 정권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2년을 전작권 전환 시기로 보고 있다. 정권 교체 전 국방비 대규모 투입을 통해 조기 전작권 전환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정권이 교체되기 전 어떻게든 전작권 전환을 완수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이 잇따른 북한 도발에 대한 정부의 '안보 불감증'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상당한 국방비를 투입해서라도 이를 불식시키려는 뜻도 엿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군은 이번 중기계획에 따라 군 정찰위성을 2023년 전력화하겠다고 밝혔다. 군은 최근 북한의 신형 무기 도발로 허점을 노출한 정보 자산의 단점을 정찰 위성이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발 지연으로 '북한 눈치 보기' 논란을 빚었던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L-SAM은 2023년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핵심이었던 L-SAM은 그동안 시험 사격 등이 지연돼 왔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게 됐다.
군은 또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2대(탐지 거리 800㎞ 이상)와 이지스 구축함 레이더(SPY-1D)를 추가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탐지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패트리엇과 철매-Ⅱ도 성능을 개량해 배치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탄도탄 작전통제소를 개량해 동시 처리 표적을 현재보다 8배 이상 늘리고, 다른 탐지·요격 무기 체계와의 연동 능력도 2배 이상 향상할 것"이라고 했다.
유사시 적 육상 지역 표적 타격을 위한 '합동화력함'도 건조하기로 했다. 이 함정은 함대지미사일 등 정밀유도무기를 탑재해 합동화력작전을 지원하는 한국형 '아스널십(Arsenal Ship)'으로도 불린다. 아스널십은 바다에서 움직이는 미사일 탄약고라고 할 수 있다. 한국형 구축함에 탑재하는 SM-2급 함대공미사일도 국내 개발한다. 오는 2028년까지 건조할 신형 이지스 구축함 3척에는 고고도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급(요격 고도 500㎞ 이상) 함대공미사일 발사 가능 수직발사관도 탑재된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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