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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명성우 넥상스 인 코리아 대표 “양적성장보다 체질개선이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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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전선사 한국법인
-조선업 불황에 2017년 이후 두 차례 구조조정…"내실 다지기 초점"

"넥상스 인 코리아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제 급선무는 체질개선을 이루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양적성장을 위한 매출을 위해 저가 수주를 진행했다면, 이제는 제품 생산과 수주 부문에서 수익성을 중시할 것입니다."

취임 5개월을 맞은 명성우 넥상스 인 코리아 대표는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체질개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감가상각비차감전 영업이익(EBITDA)을 지난해 200만유로보다 두 배 이상 늘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명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전선업이 전방산업 부진으로 업황이 좋지 않겠지만, 5G·AI(인공지능)·도시화·신재생에너지 확대·에너지 사용량 증가 추세로 전선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조선업도 LNG(액화천연가스)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나고 있어 올해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명성우 넥상스 인 코리아 신임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넥상스 인 코리아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며 체질개선을 거듭 강조했다. /넥상스 제공



넥상스는 1897년 프랑스에 설립된 전선분야 세계 2위 기업이다. 국내에는 1992년 넥상스의 전신인 알카텔 케이블사업부가 진출한 뒤 대성전선과 극동전선을 인수해 넥상스 인 코리아가 됐다. 현재 자동차·석유가스 전선 사업 중심의 넥상스코리아, 선박 전선 사업 중심의 넥상스극동, 건설 중심의 넥상스대영 3개 법인을 두고 있다.

넥상스 인 코리아는 2017년 한차례 구조조정 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명 대표 취임 직전인 올해 초에도 인원을 감축했다. 직원이 2017년 500여명에서 현재는 365명으로 줄었다. 넥상스 인 코리아의 감가상각비차감전 영업이익은 2017년 1000만유로에서 지난해 200만유로로 80% 급감했다. 한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수익성이 높았던 선박전선 부문이 조선업 불황으로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하자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넥상스극동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넥상스의 선박부문 매출은 2014년 3217억원에서 지난해 1123억원으로 65% 줄었다.

한국뿐 아니라 넥상스 그룹 자체 상황도 좋지 않다. 글로벌 넥상스 그룹의 감가상각비차감전 영업이익이 2017년 4억1100만유로서 지난해 3억2500만 유로로 20% 떨어졌다. 본사 최고경영자(CEO) 또한 지난해 7월 크리스토퍼 게랑으로 교체됐다. 특히 전선시장에서 세계 1위 이탈리아 업체인 '프리즈미안'과 감가상각비차감전 영업이익 격차가 40%까지 나자 수익성 중심의 체질개선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가 이어졌다.

조선비즈

명성우 넥상스 인 코리아 신임. /넥상스 제공




명 대표는 "처음 사무실에 출근했을 때 구조조정 여파로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지만, 반대로 재도약을 위한 정비가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책임감도 크지만, 문제가 없는 회사보다 할 일이 많은 회사를 맡게 돼 개인의 성장에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가 취임할 당시 본사 게랑 CEO는 "시프트(SHIFT) 방법론을 적용해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시프트 방법론은 넥상스가 주주가치 극대화, 경영개선을 위해 영업이익, 운영 자본, 현금흐름 3가지 지표를 중심으로 내세운 전략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넥상스 10곳 지사에서 2014~2016년에 적용한 결과 감가상각비차감전 영업이익이 2000만유로 늘었다고 한다. 명 대표는 "넥상스는 현재 한국 등에 시프트 방법론을 적용해 2021년까지 감가상각비차감전 영업이익을 1억유로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명 대표는 대한전선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단기간에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기존 포트폴리오(사업구조)를 유지하며 케이블 관리·표준 관련 설계·컨설팅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 앤 솔루션', 전선 소비를 줄이기 위한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명 대표는 전력산업에서의 경험은 많지만 전선업은 처음이다. 그는 "전방 산업인 에너지 전력·조선·발전·송배전 산업 등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국내외 기업을 모두 경험한 것이 높게 평가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힐티코리아 에너지 및 제조업 사업부 담당 부사장, GE 파워 컨버전 한국법인 대표, GE 글로벌 조선해양본부 및 전략·성장 담당 상무, GE 에너지 시장개발 담당 이사, 삼성 SDI SB 리모티브 전략그룹장, 보스턴컨설팅그룹 프로젝트 리더, SK이노베이션서 국내 영업 담당 화학공정엔지니어를 역임했다.

안상희 기자(hu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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