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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당장 이달 조합원 총회"…상한제 앞두고 바빠진 강남권 재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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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이르면 10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이하 상한제)를 시행할 것으로 밝히면서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 조합이 분주해졌다. 이주·철거가 마무리된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상한제를 피해 10월 전에 일반분양을 끝내려고 동분서주하고 있고, 이주를 시작하지 않은 조합은 상한제 영향을 분석하며 앞으로의 분양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14일 찾은 강남권 재건축 현장은 상한제라는 ‘태풍’을 만나 오리무중에 빠진 모습이었다. 발표 전만 해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는 민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있었지만, 국토부가 최초 입주자모집 승인 신청 단지로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 당장 수년간 공들인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이날 만난 재건축 조합원들은 "20년 넘게 집 한 채 가진 게 그렇게 잘못이냐"고 입을 모아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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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상아2차 재건축 현장. 철거를 마무리하고 새 아파트를 짓고 있다. /정민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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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적용보단 HUG 규제가 낫다"

기존 아파트를 철거하고 착공 단계에 들어간 재건축 조합들은 10월 전에 일반분양을 마무리하면 상한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와 삼성동 상아2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라클래시’ 등이 그런 곳인데, 서울에서만 10개 단지 3400가구 정도에 이른다. 이들은 12일 상한제 발표 이후 곧바로 일반분양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후분양을 고려하던 상아2차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다시 선분양으로 돌아서기 위해 이달 조합원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인근 공인중개업계 관계자는 "상아2차는 이달 24일 조합원 총회에서 선분양으로 다시 전환하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9월 중에는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아2차는 지난달만 해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시한 분양가가 너무 낮다며 후분양을 고려했다. 하지만 이번에 국토부가 후분양 단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시세만큼 분양가를 받을 수 있는 대안이 사라졌다. 조합은 그나마 10월 전에 HUG의 분양보증 승인을 받아 일반분양을 해야 상한제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조금이라도 일반분양가를 더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HUG의 분양가 통제를 받더라도 분양가상한제 적용보다 수익성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HUG 관계자는 "절차상 하자가 없다면 분양보증 승인을 거부할 근거가 없기 때문에 분양보증을 신청한다면 절차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민들은 불만이 크다. 삼성동에서 만난 이 아파트 조합원은 "강남에 신축 아파트를 짓기 위해선 재건축 사업밖에 답이 없는데,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로 조합원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분양가를 통제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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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현장. 현재 철거를 진행 중이다. /정민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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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직격탄 맞은 단지는 고민에 또 고민

이주·철거 단계 이전에 있는 정비사업장은 앞으로의 전략을 고민 중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관리처분계획인가 단계가 진행 중인 곳은 6만8000가구(66개 단지)며, 사업 초기인 사업시행인가와 조합설립인가, 추진위 구성 단계 중인 사업장을 합하면 서울에서만 22만5000여가구에 이른다.

이들은 상한제가 적용된다는 가정 아래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지를 계산 중이다. 외장이나 인테리어 자재 변경, 커뮤니티 시설 축소 등 설계를 변경하는 게 이런 사례 중 하나다. 공사비를 줄이면 상한제가 적용돼 일반분양가가 낮아져도 조합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개포주공1단지 1·2·4주구 등이 이런 방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건축 후 1만2032가구로 재탄생할 예정이었던 둔촌주공은 시공사, 협력사와 함께 대책을 찾고 있다. 실제로 이날 찾은 둔촌주공 재건축조합 사무실은 분주했다. 조합 직원들은 연방 전화기를 붙들고 있었고, 조합원들의 격양된 목소리가 문밖에서까지 들렸다.

둔촌주공 조합은 일반 분양가를 최소 3.3㎡당 3500만원으로 생각했지만, HUG가 제시한 분양가는 3.3㎡당 2600만원 수준이었다. 상한제 직격탄을 맞을 경우 일반분양 물량은 이보다 더 낮은 수준에 공급될 가능성도 있다. 둔촌주공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평균 2750만원이다. 이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도 4787가구에 달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와 같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는 아파트는 1대 1 재건축 추진 등 정비사업계획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재개발 사업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북 최고 알짜배기 사업지로 불리는 한남3구역의 경우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이지만, 시장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지난 2007년 시행된 분양가상한제가 2014년에 흐지부지되며 7년간 끌어온 탓에 이번에도 사업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후분양을 통해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던 일부 재건축과 재개발 단지들이 서둘러 선분양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고, 일부 초기 재건축 단지들은 상한제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곳도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정민하 인턴기자(gem94jm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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